"신고선수들은 6월 되면 조급해질 수 밖에 없어요."
지난 15일 마산구장. NC는 홈에서 가진 두번째 경기에서 롯데에 극적인 6대5 역전승을 거뒀다. 결승타의 주인공은 한 무명타자였다. 모두의 주목을 받고 드래프트 상위순번으로 입단한 이도 아니었고, 재능을 인정받아 중심타선에서 뛰는 이도 아니었다. 신고선수로 두차례의 방출을 겪은 이상호는 당당히 마산구장의 히어로로 우뚝 섰다.
5-5 동점이던 8회말 1사 2,3루. 이상호는 볼카운트 1B1S서 들어온 3구째 공을 가볍게 받아쳐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날렸다. 이날의 결승점. 경기가 끝난 뒤 이상호는 "타격코치님께서 외야플라이 칠 생각만 하라고 하셨다. 그래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며 웃었다. 2-5로 뒤져있던 8회 차근차근 쫓아갈 때부터 자신에게 찬스가 올 것이라 믿었다고. 덕아웃에서 꾸준히 마인트 컨트롤한 효과가 나왔다.
이상호는 14일 열린 홈 개막전과 15일 모두 1번-2루수로 선발출전했다. 타순과 수비위치 모두 2012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9순위로 입단한 박민우의 자리였다. 박민우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틈을 타 출전기회를 얻은 것. 이상호는 14일에 5타수 2안타 2도루, 15일엔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그동안 뒤에 가려있었던 설움을 날려버렸다. 톱타자로서 만점 활약을 보인데 이어 15일에는 짜릿한 결승점의 주인공이 됐다.
이상호는 "민우와 주전경쟁을 한다는 생각은 없다. 그저 나한테 주어진 기회를 잡겠다는 생각 뿐"이라며 "사실 누구한테든 밀리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가 이토록 굳은 의지를 갖게 된 것은 역시 두차례의 방출 경험 탓이었다. 이상호는 2010년 롯데에 신고선수로 입단했다 한 시즌만에 팀을 나왔다. 지난해엔 SK에서 뛰었지만 마찬가지로 방출됐다. 방출, 그것은 기량을 입증하지 못한 신고선수의 숙명과도 같았다.
이상호는 "NC에 온 뒤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젠 야구하는 게 하루하루가 즐겁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조급하게 야구를 해왔다. 정식선수 계약이 시작되는 6월부터는 마음이 급해진다. 자기 플레이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즐기면서 하자!'고 마음가짐을 바꾼 게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이상호는 지난해 방출통보를 받은 뒤 곧바로 강진으로 내려갔다. NC의 첫번째 캠프에서 1주일 가량 테스트를 받았고, 곧바로 NC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다. 2루수와 유격수 수비, 그리고 주루만큼은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였다. 이젠 타격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방망이가 맞아나가면서 톱타자로서 활약할 재목이 됐다. 이상호는 수비와 주루, 타격에서도 모두 공격적인 스타일이다. 다듬으면 빛이 날만한 원석과도 같다.
신생팀이 생겼을 때 긍정적인 부분 중 하나가 바로 '기회의 제공'이다. NC는 물론, 10구단까지 창단된다면 보다 많은 선수들이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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