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의 홈 개막전이 열린 14일 마산구장. 공교롭게도 NC의 홈 개막전 상대는 롯데 2군이었다. NC 김경문 감독은 경기 전 "저쪽 팀에서 무조건 이겨야 된다고 했다던데요"라는 얘기를 꺼내며 껄껄 웃었다. 실제로 그랬다. 롯데로서는 NC와의 3연전 결과가 매우 중요했다. NC의 2013년 1군 진입, 10구단 창단 문제를 놓고 일관되게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롯데 입장에서는 NC의 기를 살려줄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롯데는 NC에 충격의 3연패를 당했다. 롯데는 14일 첫 경기에서 1대8로 완패한데 이어 15일 5대6, 16일 경기에서는 2대7로 무너지고 말았다. 롯데는 침통한 분위기다. 롯데의 한 관계자는 "분위기가 좋을리 있겠나. 우리도 예상치 못한 결과"라며 당혹스러워 했다.
아무리 2군이라지만 롯데 라인업에는 손용석, 양종민, 박준서, 정보명, 김문호 등 1군에 당장 가도 문제가 없을 선수들이 다수 포진됐다. 그만큼 NC의 경기력이 훌륭했다는 뜻이다. 노성호, 이민호 등 신예 투수들은 힘차게 공을 던졌고 나성범, 김종찬 등 타자들은 신나게 방망이를 돌렸다. 16일 경기를 중계한 MBC 허구연 해설위원은 "깜짝 놀랐다. 그만큼 선수들이 준비된 모습이었다. 몇몇 선수들은 1군에서도 주축으로 뛸 수 있겠더라. 롯데 라인업도 나쁘지 않았는데 경기력으로 NC가 압도했다"고 평가했다.
아이러니한 일이 됐다. 롯데 장병수 사장 NC가 2013년 곧바로 1군에 진입하는 것에 대해 강경한 자세로 반대를 외쳐왔기 때문이다. 장 사장은 "1군에 올라올 전력이 갖춰지지 않은 팀이 1군에 들어와 물을 흐릴 필요가 없다"는 논리로 NC의 경기력이 문제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상황에서 NC에 3경기를 모두 내줬으니 장 사장으로서는 할 말이 없는 상황이 되버렸다.
이번 3연전을 치르며 롯데는 애가 탔다. NC의 한 관계자는 "2차전이 열리기 전, 롯데 코칭스태프가 구단 고위층으로부터 '무조건 이기라'라는 얘기를 들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등판한 투수들의 변화만 봐도 롯데의 분위기를 알 수 있다. 롯데는 14일 1차전에 선발로 신예 강승현을 투입시켰다 매운맛을 봤다. 강승현은 지난 3월 공익근무를 마친 신고선수였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2차전에서는 진명호, 이승호, 김일엽, 이정민 4명의 투수를 등판시켰다. 모두 지난해 1군에서 활약한 투수들이다. 3차전 역시 이재곤, 박동욱, 김명성 등 1군에서 뛰어야 할 선수들이 줄줄이 등판했다. 그리고는 모두 패했다. 물론 애로사항도 있었다. 현재 롯데 2군에 가용가능한 야수는 11~12명 정도다. 내야수 요원인 신인 김상호가 좌익수로 뛸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투수 운용도 1군 승격을 대비해 관리 차원에 그칠 수 밖에 없었다.
침통한 롯데와는 달리 NC는 웃고있다. 드러내놓고 기뻐할 수는 없지만 속으로 기뻐하는 모양새다. NC의 한 관계자는 "1군 진입에 대해 가장 민감한 건 선수들 아닌가. 선수들이 말로는 '그저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을 하면서도 이를 갈고 롯데전을 준비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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