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류중일 감독은 20일 한화전을 시작하기 전 독특한 2번 타자 예찬론을 폈다.
자신의 관점에서 볼 때 이제 야구에서 간판타자는 4번이 아니라 2번이라는 것이었다.
류 감독은 "요즘 중-고교 야구를 보면 팀에서 가장 잘 치는 선수를 1번이나 2번에 기용한다"는 말을 했다.
앞선에서 안타를 만들어 주고 나가야 득점할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에 테이블세터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특히 2번 타자가 중요하다는 게 류 감독의 생각이었다. 심지어 류 감독은 양준혁이 지금 현역 선수라면 4번이 아닌 2번 타자로 기용할 것이라는 소신까지 피력했다.
그러면서 이날 지목한 선수는 박석민이었다. 4연패에 빠졌던 류 감독은 대대적인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타선을 크게 바꾸고 이날 한화전에 임했다.
타선의 핵심카드로 내민 이가 바로 2번 박석민이다. 그도 그럴것이 박석민은 이날 경기 전까지 평균 타율 3할8푼2리, 출루율 0.488로 팀내 최고의 방망이 솜씨를 자랑했다.
류 감독은 "박석민이 요즘 제일 잘치고 있으니까 2번의 기회를 줬다. 박한이가 복귀할 때까지 박석민을 믿어 볼 작정"이라고 기대했다.
류 감독의 기대가 맞았다. 박석민은 이날 한화를 9대4로 꺾고 4연패 탈출에 성공하는데 2번 타자 역할을 제대로 했다.
1회 첫 타석에서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며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을 엿보인 박석민은 2회 2루수 플라이로 잠깐 숨고르기를 했다.
삼성이 2회 들어 대거 5득점을 할 때 제역할을 하지 못했던 것에 독이 올랐을까. 4회 이날 첫 안타를 터뜨리며 활약을 예고했다.
결국 박석민은 6-2로 앞서던 6회초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한화 중간투수 송창식을 상대로 청주구장 와중간을 완전히 넘겨버리는 장외홈런으로 팀내 최고 타율의 위용을 자랑했다.
9회 볼넷까지 추가한 박석민의 이날 성적표는 3타수 2안타(홈런 1개 포함) 1타점 2득점. 2번 타자로의 화려한 변신을 알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박석민은 경기가 끝난 뒤 "2008년 포스트시즌때 2번 타자를 하면서 잘했던 기억을 갖고 경기에 임했는데 공교롭게 잘 풀렸다"면서도 "그래도 5번 타자가 더 재미있는 것 같다"며 특유의 넉살을 잊지 않았다.
청주=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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