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8㎞의 직구로도 승리투수가 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야구다.
두산 임태훈이 24일 인천에서 SK를 상대로 3연승의 휘파람을 불었다. 6이닝 동안 단 1안타를 맞고 1실점. 투구수가 102개로 세번의 등판 중 가장 많았다. 볼넷을 4개 내준 것이 옥에 티. LG 류택현, 넥센 나이트와 함께 3승으로 다승 공동 1위가 됐다. 이전 두번의 등판에서 0의 행진을 잇던 평균자책점은 0.53이 됐다.
스피드 건을 볼 때마다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임태훈의 이날 최고 구속은 141㎞. 직구 평균 구속이 138㎞ 밖에 되지 않았다. 예전 불펜투수로 나설 때 150㎞의 강속구를 던졌던 임태훈이 아닌가. 선발이 되면서 많은 이닝을 소화하기 위해 힘을 빼고 던졌다고 해도 최고 144㎞에 평균 141㎞ 정도의 속도가 스피드건에 찍혔다. 이번엔 그 보다도 스피드가 더 떨어졌다.
이런 공이 제구가 잘 안돼 가운데로 몰리면 장타로 연결되기 십상. 4회말 최 정에게 맞은 유일한 안타이자 실점인 솔로포가 그랬다. 초구 138㎞의 투심패스트볼이 몸쪽 높은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갔고 그것이 곧바로 좌월 홈런으로 연결됐다. 그러나 31개를 던져 전체의 30% 정도를 차지한 직구는 오른손 타자에겐 먼 곳인 바깥쪽 높게 형성되면서 타자의 파울과 범타를 유도했다.
임태훈은 "마운드가 높아 전체적으로 공이 높았다. 포수인 (양)의지형에게 미트를 낮게 깔아달라고 부탁했는데 이후 제구가 잘됐다"며 이날 투구에는 만족감을 보였다.
서클 체인지업이 효과를 봤다. 지난 11일 한화전과 17일 삼성전서는 슬라이더로 카운트를 잡으며 재미를 봤던 임태훈은 이날 슬라이더는 오히려 스트라이크가 아닌 볼로 던지면서 보여주는 공으로 쓰고 카운트는 커브와 체인지업을 썼다. 슬라이더를 노리던 SK 타자에게 직구처럼 보이는 체인지업은 오히려 방망이를 나오게 만들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상대 선발 마리오가 너무 좋은 투수여서 걱정했다"는 임태훈은 "SK 타자만 상대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 상대의 강한 투수에게서 타자들이 2점이나 뽑아줘 고마웠다"고 동료들에게 승리의 공을 돌렸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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