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은 높은데 득점 찬스에서 맥없이 물러난다면? 평범한 상황에서는 별다른 활약을 못하다가도 결정적인 순간 한방을 쳐준다면?
흔히 타자의 능력을 평가할 때 '영양가가 얼마나 높은가'를 이야기한다. 타율이 좋은데도 찬스 때 약하면 '영양가가 떨어진다'는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이때 등장하는 게 득점권 타율이다. 물론, 득점타에도 질이 있다. 승부가 이미 결정된 상태에서 안타를 쏟아내고, 타점을 생산해도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또 타율이 높은 선수는 그만큼 출루율이 높고, 득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상황별로 고려해야할 다양한 변수가 있지만, 득점권 타율이 타자의 클러치 히터로서 능력을 보여주는 수치임에는 분명하다.
그럼 득점권(주자 1명 이상이 2루 이상에 있을 때) 타율이 가장 높은 선수는 누구일까. 4월 25일 현재 1위는 한화 한상훈이다. 2번 타자로 출전 중인 한상훈은 득점권에서 9타수 5안타(1홈런)를 기록해 5할5푼6리로 톱이다. 올해 7타점 모두 득점권에서 뽑았다.
15일 부산 두산전 5회 2사 만루에서 3타점 2루타를 터트린 롯데 홍성흔. 부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한상훈의 시즌 타율은 2할1푼9리로 이 부문 42위. 테이블 세터로서 상당히 낮은 타율이지만 한대화 감독은 한상훈 앞에서 찬스가 만들어지면 기대를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시즌 타율에 비해 득점권 타율이 유난히 높은 선수가 또 있다. 넥센 이택근과 LG 박용택이다. 시즌 타율이 2할7푼7리(28위)인 이택근은 득점권 찬스에서 12타수 6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득점권 타율이 5할이니 두 번의 찬스 중 한 번은 확실히 살린 것이다.
시즌 타율이 2할5푼5리(31위)인 박용택도 득점권 타율이 4할4푼4리(9타수 4안타)이다.
한화 김태균과 롯데 홍성흔, 삼성 이승엽 등 간판 타자들은 이름값만큼 활약도 알차다. 아무래도 클린업 트리오의 일원인 이들에게 득점 찬스가 많이 온다. 시즌 타율이 4할7푼1리로 1위인 김태균은 득점권 타율도 5할3푼3리(15타수 8안타)로 높았다. 홍성흔은 시즌 타율이 4할4푼2리, 득점권 타율이 4할6푼2리(13타수 6안타)였다. 시즌 타율 3할7푼5리를 기록한 이승엽도 득점권 타율이 4할4푼4리(9타수 4안타)로 높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득점권 타율 순위(4월 25일 현재)
순위=이름(소속팀)=타율(타수-안타)=홈런=타점=시즌타율(순위)
1=한상훈(한화)=0.556(9-5)=1=7=0.219(42)
2=김태균(한화)=0.533(15-8)=0=7=0.471(1)
3=박종윤(롯데)=0.500(16-8)=1=7=0.400(4)
3=이택근(넥센)=0.500(12-6)=0=4=0.277(28)
3=오재일(넥센)=0.500(6-3)=0=7=0.222(38)
3=김상수(삼성)=0.500(6-3)=1=6=0.222(38)
7=홍성흔(롯데)=0.462(13-6)=1=13=0.442(2)
8=최준석(두산)=0.455(11-5)=1=8=0.282(27)
8=손시헌(두산)=0.556(11-5)=0=6=0.333(13)
10=박용택(LG)=0.444(9-4)=0=6=0.255(31)
10=김현수(두산)=0.444(9-4)=0=4=0.389(5)
10=이승엽(삼성)=0.444(9-4)=1=5=0.3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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