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참에 예능 MC 세대 교체가 이뤄졌으면 한다."
개그맨 김구라가 막말 논란으로 방송 활동을 중단하면서 또 한차례 방송가에 후폭풍을 몰고 왔다. 그의 잘잘못을 떠나 방송가는 지난해 '국민MC' 강호동에 이어 대체 불가능한 독설가 캐릭터로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종횡무진 활약해온 김구라의 하차로 또 한 번 술렁이고 있다.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는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김구라의 하차로 당장 큰 타격을 입게 됐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몇몇 MC의 부재로 예능계가 한꺼번에 요동치는 지금의 현상을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바로 강호동과 유재석의 뒤를 이을 차세대 MC군을 발굴해야 하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
강호동이 없는 현재 방송계는 유재석, 신동엽, 이경규 등 일부 유명 MC들이 주름잡고 있다. 대부분이 강호동보다 앞서 혹은 비슷한 시기 톱 MC로 성장을 했거나 부침을 겪다 다시 부활해 제2의 전성기를 맞은 경우다.
이들을 이어 메인 MC로 활약할 수 있는 예능인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몇해 전부터 지적돼온 사안. "언제까지 강호동-유재석 아니면 안 된다고 해야하나"라는 볼멘소리까지 들릴 정도다. 소수의 장기 집권은 방송 트렌드의 정체와 함께 다양성을 해치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비판 때문이다.
한 방송사 예능 PD는 "방송가에서도 이를 고민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실패할 경우에 따르는 엄청난 리스크를 감당하기 쉽지 않은 냉혹한 현실이 소극적인 자세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인기 예능 프로그램을 다수 연출했던 한 고참 예능 PD는 "후배들이 모험심이 약하다. 파격적인 시도를 해보려고 하지 않는다"며 "대부분의 기획안을 보면 MC는 강호동 아니면 유재석이다"라고 쓴소리를 했다.
강호동, 유재석을 이을 차기 MC군으로는 이승기, 슈퍼주니어의 이특과 은혁 등 아이돌 출신이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들이 선배 MC들에 비해 연령과 경험에서 큰 격차를 보인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의 강호동과 유재석 역시 지난 세대 톱 MC들과 그 정도의 격차를 보였다는 게 고참 PD의 설명.
그는 "서세원, 주병진, 이경규에서 어느 순간 강호동, 유재석으로 세대 교체가 이뤄졌다"며 "그런 의미에서 젊고 참신한 예능 MC들을 발굴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이뤄진다면 지금처럼 몇몇 인기 MC들이 없다고 프로그램 전체가 흔들리는 사태는 피해갈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롭게 시작하는 프로그램에서는 파격적인 캐스팅을 해봤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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