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괴물'(2006). 이 영화에서 '괴물 잡는 양궁선수'로 변신했던 배두나가 6년 만에 국내 스크린에 돌아왔다. 1991년 지바 세계 탁구 선수권 대회 당시 결성됐던 사상 최초의 남북 단일탁구팀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북한 탁구선수 리분희 역을 맡았다. 봄 햇살이 따뜻한 날 그녀를 만났다.
영화배우 배두나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2.04.27/
"사실 작품 들어가면 '이상한 공포' 때문에…"
탁구 선수 역을 소화하기 위해 혹독한 트레이닝을 견뎌내야 했다. 하루 3~4시간 진행된 연습 탓에 발톱이 빠졌다. 더군다나 리분희는 왼손잡이. 오른손잡이인 배두나는 왼손으로 라켓을 잡아야 했다.
"지난날을 돌이켜보는 스타일은 아닌데 지금 생각해보면 힘들었구나 싶어요. 몸도 힘들었지만, 마음도 힘들었어요. 탁구 영화지만 마지막에 터지는 감동이 있어요. 쭉 참다가 마지막에 팡 터지는 건데 참는 과정이 힘들다 보니 저 자신과의 싸움이 있었어요."
1주일에 2번 북한말 강습도 받아야 했던 배두나는 작품을 하면서 느끼는 '이상한 공포'에 대해 털어놨다. "사실 전 작품에 들어가면 이상한 공포가 있어요. 제가 다칠까 봐요. 그러면 촬영이 중단될 수밖에 없잖아요. 제가 피해를 줄까 봐 걱정이 돼요. 그래서 작품을 찍을 땐 주유소에 가는 것도 싫어요. 물론 그럴 일이 없겠지만 '빵 터지면 어떡하지, 그러면 드라마는 어떻게 되는 거지'란 생각이 들어요."
영화배우 배두나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2.04.27/
배두나가 본 배우 하지원은?
배두나는 이번 영화를 통해 하지원과 처음 호흡을 맞췄다. 하지원은 탁구선수 현정화 역을 맡았다.
"(하)지원 언니는 사적인 자리에서도 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익히 들었던 것처럼 정말 열심히 하고 빈틈을 찾아보기 힘든 사람인 것 같아요. 저는 힘들면 주저앉기도 하고 축 처져 있기도 하는데 언니는 항상 자기 관리를 굉장히 잘하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재밌는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저는 아침에 터덜터덜 슬리퍼를 끌고 촬영장에 나갔거든요. 운동 전 스트레칭도 촬영 때 쓰는 반사판 위에서 했어요.(웃음) 그런데 언니는 달라요. 아침에 언니가 나오는데 매니저가 요가 매트와 요가 볼을 들고 뒤에서 따라오더라고요. 스트레칭도 완전 정식으로 하고요. 체력이 진짜 대단한 것 같아요."
그녀는 "성격 차이겠지만 서로 많이 달랐기 때문에 영화에선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얻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할리우드 진출해보니
지난해 12월 할리우드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촬영을 마무리했다. 배두나의 할리우드 진출작이다. 할리우드 유명 감독인 워쇼스키 형제(앤디 워쇼스키, 래리 워쇼스키)와 함께 독일 감독인 톰 티크베어가 메가폰을 잡았다. 세계적인 감독인 그들은 뭐가 달라도 다르지 않았을까?
"사실 별로 다른 건 못 느꼈어요. 우리나라에도 여러 스타일의 감독님들이 있잖아요. 특히 톰 티크베어 감독은 우리나라의 감독님들과 비슷했던 것 같아요. 굉장히 열정적이고 자리에 앉아서 모니터링하는 걸 못 봤어요. 워쇼스키 형제는 좀 여유가 있었죠. 좀 즉흥적인 측면도 있었고요."
다만 촬영 시스템의 차이는 있었다. "우리나라는 세트를 세팅하는 동안 쉬거나 리허설을 하거든요. 그런데 거기는 A 세트에서 촬영을 하고 있는 동안 B 세트 세팅을 끝내놔요. 그 대작을 3개월 만에 다 찍을 수 있었던 건 이유가 있었던 거죠."
"오랜만에 한국영화를 해 친정집에 온 것 같은 기분"이라는 그녀는 차기작에 대해선 "한국이든 미국이든 일본이든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싶어요. 일을 많이 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은 없기 때문에 잘 따져보고 선택해야죠"라고 밝혔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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