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함없이 응원하는 우리가 있습니다. 힘내세요."
스포츠 선수는 팬들의 사랑을 먹고 자란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최하위 한화가 위기에서 탈출하게 된 중요한 비결이 팬들의 사랑이었다.
한화는 29일 청주구장에서 벌어진 넥센전에서 7대5로 승리했다.
이전 넥센과의 2연전에서 홈런 5개를 포함, 26안타를 얻어맞으며 다시 연패에 빠졌던 한화로서는 천금같은 반전 승리였다.
그동안 한화는 3, 4연패를 거듭하며 간간이 1승씩을 챙기는 등 한 번 패했다하면 손쉽게 연패로 빠져드는 단점이 있었다.
지난 주중 경기에서 4연패 끝에 KIA전에서 올시즌 첫 2연승을 한 뒤 기분좋게 주말 넥센전을 맞았다가 어이없이 연패로 다시 접어들었으니 후유증은 더 클 것 같았다.
29일 넥센전을 앞두고도 그런 분위기가 감지됐다. 깊은 한숨을 내 쉰 한대화 감독은 물론 훈련 중이던 선수들의 표정은 침통했다.
하지만 이들의 마음 속에는 든든한 응원군이 있었다. 28일 한화 선수들은 뜻밖의 선물을 받고 깜짝 놀랐다.
청주구장 구내식당 테이블 위에 한가득 놓여있던 편지와 떡, 음료수였다. 으레 경기를 앞두고 간간이 배달되는 간식이 아니었다.
아름답게 장식된 그림엽서에는 깨알같이 직접 펜으로 쓴 편지가 담겨 있었고, 도우넛 모양으로 예쁘게 빚어 일일이 포장된 떡은 보낸 이의 정성을 한눈에 알 수 있게 했다.
편지는 한화 선수들은 물론 감독, 코칭스태프까지 한 명도 빠뜨리지 않고 전달됐다.
한화의 서포터 모임인 '잇츠한화'의 회원들이 최근 인터넷 카페 모임을 통해 십시일반으로 푼돈을 모아 준비한 선물이었다.
편지 내용은 모두 팀 성적이 하위라고 해서 기죽거나 희망 잃지 말고 열심히 뛰어달라는 응원문이었다.
충북대 재학중인 박보민양은 박찬호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아빠가 찬호 오빠 열성팬이어서 어렸을 적부터 좋아했어요. 남동생 이름도 박찬호이에요"라며 "항상 힘내서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화이팅"이라고 적었다.
또 다른 여성팬은 불펜요원 박정진에게 "오빠가 안계신 동안 오빠의 빈자리를 절절하게 느꼈답니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있어주셔야 팬들이 정말 행복할 겁니다"라고 힘을 실어줬다.
'잇츠한화'의 이영준 회장은 "비록 팀 성적은 좋지 않지만 변함없이 응원하는 팬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다"면서 "선수들이 팬들의 정성에 다시 힘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일까. 한화는 29일 넥센전에서 모처럼 12안타로 힘을 내며 역전승에 성공, 다시 찾아온 3연패 위기에서 탈출했다.
한화 관계자는 "으레 성적이 부진하면 인터넷에는 비난 의견들이 난무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어려울 때 일수록 힘을 실어주는 진짜 열성팬들이 있기에 외롭지 않을 것 같다"고 감사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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