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승엽이 화끈하게 팬서비스를 했다.
대구팬들은 오랜만에 보기 힘든 볼거리를 즐겼다. 1일 대구에서 열릴 예정이던 삼성과 두산의 경기는 경기 시작 30분전인 오후 6시부터 비가 내려 결국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이날 오전에는 늦은 밤부터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던 터라 삼성과 두산 양팀 덕아웃은 다소 당황스러운 분위기였다.
어쨌든 오후 6시41분 경기 취소가 공식 결정됐다. 보통 우천 취소가 되면 홈팀 선수들중 '막내급'들이 우천 세리머니를 펼친다. 취소 결정이 내려진 직후 배영섭이 그라운드에 나타났다. 배영섭은 팬들의 환호를 받으며 내야 그라운드를 한 바퀴 돌더니 3루부터 전력질주해 홈에서 헤드퍼스트슬라이딩 세리머니를 펼쳐 보였다. 이어 김상수가 등장했다. 김상수 역시 같은 모션으로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두산 선수단은 이미 경기장을 빠져 나간 상황. 그런데 3루쪽 삼성 응원석에서 팬들이 "이승엽"을 연호하기 시작했다. 이승엽에게 우천 세리머니를 보여달라고 '재촉'하는 것이었다.
김상수와 배영섭이 덕아웃에서 이승엽을 밖으로 끌고 나왔다. 이승엽은 쑥스러운 듯 두 후배에 필사적으로 맞서며 다시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끊이지 않는 팬들의 함성에 이승엽은 유니폼을 고쳐 입고는 다시 운동장에 나타났다. 이승엽은 3루에 자리를 잡았다. 외야플라이때 태그업으로 홈까지 파고드는 세리머니를 펼쳐보이려는 듯했다. 3루를 리터치한 이승엽은 전력질주해 홈에 다다랐고, 헤드퍼스트슬라이딩으로 우천 세리머니를 마무리했다. 관중석에서는 박수와 환호가 운동장이 떠나갈 듯 터져나왔다.
삼성 관계자에 따르면 이승엽이 우천 세리머니를 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한다. 진갑용과 함께 팀내 최고참인 이승엽의 화끈한 팬서비스. 대구구장을 찾은 팬들은 본전을 확실히 뽑은 셈이 됐다. 물론 이승엽도 자신의 인기를 다시 한 번 실감했을 터. 이날 대구구장에는 약 8800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대구=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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