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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조건이 딱 맞아 떨어진 광주구장 우천 취소.

by 권인하 기자

프로야구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려면 여러 조건이 필요하다.

비가 하루종일 내리면 당연히 취소가 된다. 그러나 비가 오락가락하거나 강수량이 미미한 경우엔 다른 조건이 맞아 떨어져야 한다. 비가 내린 시각과 그라운드 조건이 중요하다.

KIA는 1일 현재 6승10패로 7위에 머물러 있다. 5명의 선발로테이션을 맞추는 것도 힘들고 불펜진도 좋은 모습이 아니다. 당연히 이럴 땐 경기를 안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지난해엔 '전국에 비가 와도 KIA가 경기하는 곳은 비가 오지 않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천 취소와는 '친하지' 않았던 KIA가 올해는 비의 도움을 받고 있다. 전날에 이어 2일 광주에서 열릴 예정이던 SK와의 홈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됐다. "다른 구장이었다면 경기를 할 수 있었다"는게 이날 광주구장에 있었던 야구인들의 얘기.

어떻게 광주 경기는 우천으로 취소됐을까.

2일 오전 광주의 날씨는 좋았다. 전날 비가 내린 광주였기에 구름이 꽤 있었지만 간간히 파란 하늘도 보였다. 이런 날씨는 오후에도 계속됐다. 그런데 KIA 선수들이 한창 타격 훈련을 하던 오후 4시가 넘어서자 광주구장 위에 먹구름이 왔다. 광주시 전체를 덮은 게 아니었다. 야구장에서 멀리 보이는 곳은 파란 하늘도 보였다. 그런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의 양이 그리 많지 않아 이때쯤만해도 대부분 지나가는 소나기라고 생각하고 경기를 준비.

SK 선수들이 훈련을 시작할 무렵부터 비가 세차게 내리기 시작했다. SK 이만수 감독은 수비훈련을 취소 시키고 타격 훈련을 할 선수들만 나가서 치도록 했다. 자칫 감기에 걸리거나 비내린 그라운드에서 미끄러져 다칠 수 있기 때문.

금방 그칠것 같던 비는 계속해서 내렸고, 점차 그라운드엔 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점차 선수들로부터 취소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오후 5시쯤엔 서정환 경기운영위원이 직접 그라운드를 돌며 상태를 확인했고 곧 취소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5시가 넘어서자 비가 약해지기 시작했고, 그렇게 10분쯤 지나자 비가 그쳤다. 주위 하늘도 먹구름이 없었다. 10분쯤 더 지나자 이젠 해가 광주구장을 비췄다.

경기를 위해 경기장 곳곳에 복토작업이 시작됐다. 그런데 물 고인 곳을 덮는 흙이 마사토가 아닌 황토였다. 한 야구인은 "여기서 비가 다시 오면 야구 진짜 못한다"고 했다. 황토흙이 비를 만나 진흙이 돼 버리기 때문. 그러나 주위에 비구름이 없어 야구는 진행될 것같았다.

예정보다 10분 늦은 5시40분엔 양팀의 선발 오더도 교환됐고, 이내 전광판에 양팀 라인업이 떴다. 관중들도 이미 2000∼3000명 정도가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6시쯤되자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3루측 관중석에 앉은 관중들은 해를 보면서 비도 맞았다. 소나기로 보였지만 빗방울은 굵어졌고 10여분 정도 쏟아지자 그라운드는 다시 물바다가 됐다. 결국 서정환 위원은 경기 취소를 결정. 서 위원은 "경기를 어떻게든 해보려 했는데 하늘이 안도와준다"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비는 이후 30분 정도 더 내리다가 그쳤다.

만약 광주구장이 지난해의 인조잔디였다면 경기를 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비의 양이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 그러나 적은 비가 경기 시작전에 내리고 천연잔디로 바꾼 광주구장의 배수시설이 그리 좋지 않다보니 경기를 할 수 없게 됐다.

KIA의 광주 홈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된 것은 벌써 6번째다. 이 경기가 나중에 어떤 성적으로 돌아올까.


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5월2일 광주 무등야구장에서 열릴 프로야구 KIA와 SK의 경기가 갑자기 내린 비로 인해 우천 취소 됐다. 그라운드를 적시고 있는 빗방울.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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