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투수, 매력있죠."
지난달 4일 LG의 2군 경기장인 구리구장. LG와 넥센의 2군 연습경기가 열렸다. 이날은 넥센 김병현이 시범경기에 이어 두번째로 국내무대에 선을 보이는 경기였다. 선발등판한 김병현을 보기 위해 수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김병현이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인터뷰까지 마치자, 상당수 취재진이 자리를 떴다. 승부의 추가 기운 9회초, 마운드에 봉중근이 올랐다. 그리고 실점없이 팀 승리를 확정지었다. 봉중근으로서는 처음 느낀 '마지막 투수'의 기분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봉중근은 "마무리투수가 하고 싶다"는 말을 처음 꺼냈다. 리즈가 LG의 새 마무리로 낙점된 상황이었기에 그도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일단은 올시즌은 리즈가 있으니까…"라고 전제하긴 했지만, "내년엔 선발이 아닌 마무리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는 말로 여운을 남겼다.
이날 등판은 정해진 재활 스케줄에 따른 등판이었다. 하지만 봉중근은 자신을 비롯한 투수들의 컨디션을 살피러 온 차명석 투수코치와 박석진 2군 투수코치를 졸라 9회에 마운드에 올랐다. 그는 "지금은 연습경기가 아닌가. 여유가 있을 때 느껴보고 싶다. 경기를 마무리할 때의 그 짜릿함을…"이라며 웃었다.
마무리투수의 매력은 무엇일까. 당시 봉중근은 기자의 질문에 "과거 LG의 마무리였던 (이)상훈이형의 경기를 보면서 그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다"며 "아직은 그 느낌을 자세히는 모르겠다. 그래도 와일드한 내 성격이 마무리에 잘 어울리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과거 봉중근은 메이저리그에서 1세이브를 올린 적이 있다. 2003년 애틀랜타에서 불펜투수로 44경기에 나섰을 때다. 당시 그는 필승조는 아니었다. 흔히 추격조나 패전조로 불리는 '불펜B조'로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세이브 기회 또한 거의 없었다. 1세이브를 기록했던 5월28일 신시내티전에서도 15대3으로 대승을 거둔 경기서 3이닝을 던져 세이브를 올린 것이었다. 오히려 보직의 특성상 구원승(6승)이 많았다.
국내 무대에 데뷔한 2007년 이후로는 선발로만 뛴 바람에 세이브가 없었다. 이런 그가 1일 잠실 한화전에서 감격스런 데뷔 첫 세이브를 올렸다. 그것도 2점차 상황에서 등판해 9회초 세타자를 상대해 실점없이 승리를 지켜낸, 그야말로 완벽한 세이브였다.
최고 144㎞에 이르는 봉중근의 직구는 대체로 원하는 곳에 잘 들어갔다. 총 13개의 공 중 12개가 직구. 첫 타자 김경언을 투수 땅볼로 잡아낸, 이날의 유일한 변화구였던 114㎞짜리 커브는 선발로 던질 때의 그것보다 낙차가 컸다. 이대수와 이여상의 타구는 모두 뻗어 나가다 뚝 떨어졌다. 볼끝에 힘이 있었다.
봉중근은 경기가 끝난 뒤 "오늘 처음으로 세이브를 거뒀다. 경기를 끝내는 기분이 이렇게 좋을 줄 몰랐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불펜투수로 준비하며 신경을 쓴 커브의 각이 맘에 들었다는 말도 했다. 그는 이내 "난 마무리 투수가 아니다. 등판할 날짜가 와서 마운드에 오른 것"이라며 "1이닝씩 던지기에 일단 등판할 때마다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 싶다"고 했다.
봉중근의 세이브를 흐뭇하게 바라본 김기태 감독 역시 "비록 마무리로 던졌지만, 지난주 금요일 이후로 처음 던지는 날이었다. 날짜를 맞추는 개념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등판 이후 봉중근의 몸상태를 계속해서 체크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아직 봉중근을 마무리투수로 볼 수는 없다. 김 감독 역시 마무리라 말하지 않는다. 반면 "LG의 마무리는 누구다"라는 말은 간절히 원하고 있다. 이미 4번타자 정성훈으로 '자리'가 주는 가치를 느껴봤기에 더욱 그렇다. 현재 봉중근은 스케줄에 맞춰 나오는 '재활 선수'다. 역설적으로 LG의 '마무리 봉중근' 프로젝트도 함께 시작됐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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