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록 밴드 넬이 새 앨범 '슬립 어웨이'로 돌아왔다.
2008년 정규 4집 앨범을 발표한 후 4년 만의 컴백이다. 디지털 싱글 강세장으로 돌아서면서 가수들의 컴백 기간이 짧아진 최근 트렌드에 비추어보면 상당히 긴 공백기를 가진 셈이다. 하지만 김종완은 "1999년부터 2008년까지 매년 앨범을 내고, 준비하고, 공연하고. 그렇게 10년을 지내다보니 스스로가 약간은 지쳐있었던 것 같다. 심지어 나는 2008년에 유학가고 싶다고 했었다. 조금은 멀리 떨어져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필요했던 것 같다. 공백기는 그런 시간이 됐고 얼마나 음악을 하고 싶었는지 깨달았다"고 밝혔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공을 기울인 앨범이 바로 '슬립 어웨이'. 인생의 슬픔을 노래한 타이틀곡 '그리고, 남겨진 것들'을 외에 '고' '루징 컨트롤' 등 '잊혀져 가는 것에 대한' 10곡이 수록됐다.
이번 앨범 작업을 하면서 넬은 신선한 시도를 했다. 폴 메카트니, 노라존스 등이 녹음 작업을 한 미국 뉴욕 아바타 스튜디오에서 스트링 녹음을 했다. 이렇게 탄생한 스트링과 플루겔혼 오보에와 같은 클래식 악기들과 자신들의 록 사운드를 접목시켜 신선함을 더했다. 또 레드 제플린 등과 작업했던 존 데이비스와 함께 영국 런던 메트로폴리스 스튜디오에서 마스터링 작업을 진행, 퀄리티를 높였다.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가수들과 함께 작업했던 분들과 호흡을 맞춰보고 싶었다. 많은 것을 배웠다"는 설명. 데뷔 11년차 중견가수의 관록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동안 수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넬은 오로지 자신들이 추구하는 음악만을 보며 달려왔다. 결혼 생각까지 미룰 정도로 음악이 좋았고, 선택에 후회는 없었다. 치열하게 싸우기도 했지만 멤버들간에 사이도 좋은 편이다. 하지만 힘든 부분은 있다. 바로 공연에 관한 부분이다. 넬은 "밴드로서는 공연장 인프라가 아쉽다. 공연은 음향 조명 영상 이 3가지가 잘 맞아떨어져야 한다. 힘들게 준비해도 온전히 보여줄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전국 투어도 하고 싶은데 그런 부분 때문에 망설이고 있다"고 말했다.
가수에게 있어서 자신들의 음악을 좋아해주는 팬들과 함께 공연을 즐기는 일은 최고의 행복이다. 하지만 완벽한 공연을 보여주지 못할 수 있다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그렇다고 재미만을 추구하자면 어느 순간 공연의 질적인 부분이 떨어지고 있다는걸 모르고 지나갈 때가 생기기 때문에 신중하게 생각할 수 밖에 없단다. 어떤 면에서는 완벽주의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들은 "우리는 음악만 하는 팀이기 때문에 최대한 잘 하고 싶다. 욕심이 앞서 조급하게 행동했다가 수명을 단축시키고 싶지 않다. 그래서 뭔가를 할 때 신중해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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