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팀이 이기는게 아니라 이기는 팀이 강하다.'
SK를 두고 할 수 있는 말인 것 같다. 올해 그 누구도 SK의 상승을 예상한 전문가는 없었다. SK를 지키던 주력 투수들이 부상과 FA이적 등으로 빠졌고, 이를 메우는 전력보강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감독 교체까지 이뤄져 변화와 함께 시행착오도 있을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SK는 여전히 강팀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시즌 초반 1위를 질주하다가 4월말 4연패의 위기에 몰리기도 했으나 최근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하며 3연승의 고공행진을 시작했다.
특히 최근 두산에 거둔 2연승은 위기 상황에서 SK가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8일은 두산의 승리가 예상됐던 경기다. 4연승을 달리던 두산의 에이스 니퍼트가 등판했고, SK는 5선발인 이영욱이 나왔다. SK는 이영욱이 예상외로 초반 두산의 방망이를 막아내자 빠른 타이밍에 필승조를 투입해 경기를 잡아냈다. 1-1 동점이던 5회말 이영욱이 선두 최준석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키자 곧바로 엄정욱을 내세웠다. 보통은 롱릴리프를 내세울 타임이지만 이 감독이 필승조로 승부수를 띄운 것. 엄정욱이 2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뒤 이어 임경완-박희수-정우람으로 이어지는 계투조가 나와 끝까지 2대1의 리드를 지켜냈다. 6회초 2사 1루서 김강민이 히트앤드런 작전에서 니퍼트의 낮은 공을 툭 밀어쳐 안타를 만들어내며 결승점의 발판을 놓은 것도 1점차 승부에서 SK 선수들의 집중력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알 수 있었다.
9일은 예상하지 못했던 위기에서 팀이 더욱 뭉쳤다. 1회말 선발 마리오가 타구에 손을 맞아 강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마리오는 경기전 평균자책점 1위를 달리던 SK의 실질적인 에이스였다. 에이스가 갑작스럽게 강판됐고, 엄정욱이 전날 많은 공을 던져 필승조가 조기 투입되기도 힘든 상황. 이번엔 타자들이 힘을 내줬다. 2-2 동점에서 3회초 정상호의 희생플라이로 다시 1점을 앞선 SK는 4회 최 정의 투런포와 5회 김강민의 솔로포 등이 터지며 7-2로 승기를 잡았다. 전유수와 김태훈의 피칭으로 리드를 뺏기지 않은 SK는 6회 박희수로 타오르려던 두산의 방망이를 잠재우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오르며 어떻게 이기고 어떻게 위기를 극복해야하는지를 경험으로 알게된 SK 선수들의 위기에서 더 뭉치는 특유의 팀컬러가 발휘된 것. 겉으로 라인업을 보면 쉽게 넘을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붙어보면 높은 벽임을 실감할 수 있는 SK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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