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한지붕 라이벌 두산이 부러웠다. 두산은 수년간 잊을만 하면 2군에서 젊은 선수들을 키워올려 재미를 봤다. '화수분 야구'라는 말이 그래서 나왔다. 그런데 같은 서울을 연고로 우수한 자원을 받는 LG는 자체 팜 시스템을 통해 키운 선수가 별로 없었다. 그래서 두산 2군 감독으로 '화수분 야구'의 공신이었던 박종훈 감독을 영입하기까지 했다. 그 꿈은 박 감독이 지난 시즌을 끝으로 물러나면서 물거품이 됐다. 그런데 2012시즌 초반, LG 야구에서 좀체 보기 드물었던 일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LG 투수진에서 이름이 낯선 선수들이 툭툭 튀어나오고 있다.
LG 화수분 콤플렉스 벗나
초보 사령탑 김기태 감독은 시즌 초부터 얼굴이 잘 알려지지 않은 젊은 투수 카드를 뽑아들었다.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
좌완 이승우가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었다. 2007년 2차 3라운드로 LG 유니폼을 입은 이승우는 입단 후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해 말 경찰청에서 제대한 뒤에도 수술했던 팔꿈치에 통증이 도져 겨우내 재활조에 머물렀다. 스프링캠프는 쳐다보지도 못했다.
김 감독과 차명석 투수코치는 전지훈련에서 돌아온 뒤 좋은 보고가 올라온 이승우를 테스트했다. 시범경기에서 직접 지켜보니 스피드는 느리지만 볼끝과 제구력이 좋은 투수였다. 확신이 생긴 김 감독은 개막 2연전 두번째 경기였던 삼성전에 표적 선발로 이승우를 등판시켰고, 두차례 무실점 경기를 펼치자 선발로테이션에 고정시켰다. 이승우는 아직 승리없이 2패만을 기록중이지만, 5경기서 평균자책점 2.63으로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두번째 깜짝 카드는 올해 경희대를 졸업하고 입단한 좌완 최성훈이다. 최성훈은 전지훈련과 시범경기까지만 해도 1군에서 중간계투로 활약할 것으로 보였지만, 2군에서 시즌을 맞이했다. 하지만 이것은 선발수업을 시키기 위한 포석이었다. 2군서 선발로 긴 이닝을 던졌고, 데뷔 두번째 등판이었던 2일 한화전에 선발로 나서 6이닝 2실점으로 깜짝 첫승을 올렸다. 더욱이 대한민국 에이스 류현진을 상대로 한 승리라 의미가 컸다. 역시 공은 빠르지 않지만, 칼날 같은 제구력과 신인답지 않은 배짱투가 먹혔다. 두차례 선발 등판한 뒤 다시 불펜으로 투입됐지만, 언제든 선발로 나설 수 있는 카드다.
3탄은 SK 출신 '넝굴당' 임정우
15일 인천 SK전에선 우완 임정우가 '넝굴당(넝쿨째 굴러온 당신)'으로 우뚝 섰다. 지난해 말 FA(자유계약선수)로 이적한 조인성의 보상선수로 SK에서 이적해 온 임정우는 프로 입단 후 2년 만에 첫 선발 기회를 잡았다.
임정우는 그동안 퓨처스리그(2군)에서 선발로 나서고 있었다. 4경기서 21⅓이닝을 던지면서 2승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다.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지난 10일 상무전에서 6이닝 무실점 호투했다. 당초 전지훈련 때부터 선발을 준비해왔으니, 뒤늦게 기회를 잡은 것이다.
임정우는 데뷔 후 첫 선발등판에서 친정팀을 상대로 5⅓이닝 6안타 1볼넷 3실점했다. 4회 1실점한 후 6회말 1사 후 이호준에게 볼넷, 박정권에게 적시 2루타를 맞고 한 점을 더 내준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후속 유원상이 박재홍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으면서 임정우의 자책점은 3점으로 늘어났다. 비록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못 미쳤고, 승리투수도 아니었다. 하지만 임정우의 슬라이더(최고 구속 132㎞)는 보기 드물게 날카로웠다. 직구(최고 구속 142㎞)도 묵직했고, 체인지업(최고 구속 135㎞)도 타이밍을 빼앗았다. LG는 8회 박용택의 우월 2점 홈런과 9회 서동욱의 적시타, 박용택의 희생 플라이로 2점을 더 뽑아 6대4로 승리했지만 승리의 실질적 발판을 놓은 것은 임정우의 깜짝 호투였다.
서울고를 졸업한 임정우는 2011년 신인드래프트서 4라운드 전체 26순위로 SK에 지명됐다. 상위 라운드는 아니었지만, 지난해 SK 신인 중 유일하게 1군 경기에 등판할 정도로 기대를 모았다. 지난해 기록은 4경기서 1세이브, 평균 자책점 0. 시즌 막판 1군에 올라오기 전 두산 2군을 상대로 완봉승을 거두기도 했다. 이만수 SK 감독은 임정우에 대해 "우리 팀에서 선발로 키우려고 했던 투수"라며 "정말 좋은 공을 갖고 있다. LG에서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지난 겨울 임정우를 키우기 위해 공을 들였다. 시범경기 SK전(3월22일)에선 선발 등판시켜 직구만 66개를 던지도록 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도망가는 습관을 고쳐주기 위한 극약 처방이었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8개의 안타를 내줬지만, 직구만으로도 위기를 넘겨냈다. 당시 실점은 2점에 불과했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건 볼넷이 하나도 없었다는 점이다.
LG, 화수분 야구 이젠 우리가 한다
김 감독은 부임 이후 미래를 위한 행보를 펼쳐왔다. FA 3명이 빠져나간 뒤 보상선수 3명을 모두 지난해 데뷔한 2년차 선수들로 채우면서 미래를 내다봤다. 당시 그는 "내가 없어도 LG는 영원하다. 미래를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당장의 성적도 급하지만, 팀을 위해 유망주들을 모은 것이다.
LG 젊은피들이 앞다퉈 두각을 드러내는 것은 시즌 전부터 준비가 잘 됐기 때문에 가능하다. 개막 전 경기조작 파문으로 선발투수 2명을 잃었다. 믿을 만한 선발투수가 주키치 밖에 없었다. 고정 선발진을 운영할 수 없다면, 상대에 따라 여러 명의 선발 요원을 투입하는 '교란 작전'을 펼치는 게 차선책이었다. 또 가능성이 있는 젊은 투수들에게 '기회는 열려 있다'는 인식을 줘 분발을 유도할 수 있었다. LG 야구는 앞으로 더 기대를 갖게 만든다. 인천=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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