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LG의 5할 승률'은 프로야구의 대표적인 관전포인트가 됐다.
LG가 또한번 5할 승률에서 한걸음 올라섰다. 17일 SK와의 원정경기에서 1대0으로 승리하면서 16승15패, 승률 5할1푼6리로 4위 자리를 지켰다. 만약 이날 패했다면 시즌 처음으로 5할 밑으로 내려갈 상황이었다.
벌써 몇번째인지 세어보기도 어렵다. 개막후 6경기에서 3승3패가 됐다가 4월15일 KIA전에서 이기면서 처음으로 5할을 버텨냈다. 그후 시즌 첫 3연승을 하면서 힘을 내더니 4월29일 롯데에 패하면서 다시 또 5할이 됐다. 이후에도 올라서고 내려서기를 반복했다. 2연승을 하면 2연패가 이어졌고, 3연승으로 신바람을 내더니 곧바로 3연패에 빠지기도 했다.
최근 5경기에서 승-패-승-패-승 순으로 성적을 거두면서 일단 다시한번 '플러스 1승' 상태가 된 것이다.
일단 LG가 5할 승률을 지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 기본 전력만 놓고 보면, 다른 팀들과의 선수 구성을 비교해보면, LG의 지금 성적은 예측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한편으론, 바로 그렇기 때문에 찬스가 왔을 때도 위로 치고 올라가는 힘까지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때론 어이없는 실수 때문에 다 잡은 경기를 넘겨줄 때가 있는가 하면, 17일 경우처럼 1점 승부에서 팽팽한 긴장감을 이겨내기도 한다.
그래서 '도깨비 팀'으로 불릴만도 한다. 김기태 감독은 농담삼아 "우리는 할렘 야구단"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할렘 농구단처럼, 묘기가 속출하면서 우스꽝스런 장면도 나온다는 의미다. 감독의 여유도 한몫 한다. 시즌 초반에 LG는 막판에 뒤집어질 뻔한 경기를, 2루수 글러브에 공이 튕겨 유격수로 연결되는 행운의 플레이 끝에 이긴 적이 있었다. 그때도 김기태 감독은 "겨울 내내 연습했던 플레이를 드디어 한번 써먹네"라며 웃었다.
돌이켜보면 LG는 정규시즌 개막후 일방적으로 패하거나 편안하게 이긴 적이 거의 없었다. 매번 접전이다. 그야말로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물론 이런 패턴으로 진행되다 보면 어느 순간 5할 승률 밑으로 떨어지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 하지만 김기태 감독은 "5할 자체에 크게 의미를 주기 보다는 매순간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말했다. 만약 지금과 같은 숨막히는 '5할 지키기'가 무너진다 해도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급격하게 처지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는 의미다.
LG가 개막후 31게임을 치른 시점에서 1위와 1.5게임차 거리에 있을 거라고 과연 누가 상상했을까. LG가 꾸준하게 5할을 유지하는 동안 다른 팀들만 위아래로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묘한 형국이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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