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시즌 시작 후 지난주 주말까지 1~3위권에서 한번도 벗어난 적이 없다.
3위로 시작한 넥센과의 주중 3연전, 하지만 3연패를 당하니 어느새 순위가 6위까지 추락했다. 롤러코스터를 탄 듯 자고 나면 요동치는 순위, 이 정도면 '경쟁이 아닌 전쟁'이라 할 수 있다.
프로야구가 전례 없는 초접전 양상속에 전개되고 있다. 사실상 현재의 순위가 큰 의미가 없을만큼 촘촘하게 붙어 있다. 17일 현재 1위 SK와 최하위 한화의 승차는 불과 5경기. 6위 롯데를 기준으로 해도 3.5경기차밖에 되지 않는다. 3연전 결과에 따라 1위와 6위까지는 언제든 뒤바뀐다는 얘기가 된다.
이날까지 가장 많은 32경기를 소화하며 시즌의 25%에 다다른 한화를 기준으로 봤을 때 역대 6년간 이 정도로 치열한 시즌은 없었다. 그나마 올 시즌과 가장 비슷한 2007년을 기점으로 6년간 추이와, 이런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이유를 살펴본다.
양극화가 없다!
한국에서 빈부의 양극화는 가장 심각한 사회 문제 가운데 하나다. 사실 그라운드에서도 그동안 상위팀과 하위팀의 양극화는 상존했다. 그런데 적어도 올 시즌만큼은 다르다.
일단 2007년부터 올 시즌까지 6년간 시즌의 4분의 1을 소화한 시점에서 1위는 늘 SK였다. 하지만 최하위의 경우 2010년부터 올 시즌까지 3년간 한화가, 그리고 2009년에는 롯데, 2007년과 2008년에는 KIA가 각각 순위표 가장 밑에 처져 있었다.
가장 긴장감이 떨어졌던 시즌은 2010년. SK가 무려 8할(24승6패)의 승률로 2위 두산(18승1무10패)과 5.5경기차이나 났고, 최하위 한화(9승22패)와는 15.5경기차로 벌어진 상태였다. 결국 시즌 최종 순위에서도 SK와 한화는 35경기차가 났다. 이미 시즌 초중반에 구도가 결정된 셈이다. 올 시즌과 가장 비슷했던 2007년의 경우 SK는 18승2무11패로 6할2푼1리, KIA는 13승19패로 4할6리의 승률이었다. 승차는 6.5경기.
하지만 2007년부터 시작해 6년간 1위가 5할대, 그리고 최하위라고 4할대의 승률을 거두고 있는 경우는 올 시즌밖에 없다. 물론 승차의 간격도 가장 좁다. 역대로 가장 피말리는 시즌이 될 전망이다.
팬은 선수들을 춤추게 만든다!
주요 원인은 예년처럼 SK가 독주를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 25%의 시점에서 최소 6할대, 최대 8할대의 승률을 보이던 SK는 올 시즌 5할7푼1리로 2위 두산에 0.5경기차, 3위 넥센에 1경기차로 아슬아슬하게 쫓기고 있다.
용병 로페즈가 부상 여파로 제 역할을 못하고 있고, 김광현이 아직 1군 무대에 서지 못하고 있다. 이승호 정대현 등 FA들을 놓친 상태에서 별다른 전력 보강 요인이 없는 가운데 그 어느 해보다 힘겨운 시즌을 치르고 있다.
반면 넥센과 한화, LG 등 최근 몇년간 5위권 밖에서 맴돌던 팀들의 대약진이 눈부시다. 특히 지난해 최하위에 그쳤던 넥센의 경우 강정호를 위시로 해 박병호 이택근으로 짜여진 클린업 트리오가 엄청난 폭발력을 보이자 다른 선수들까지 상승 효과를 내고 있다. 용병 듀오 나이트와 밴헤켄이 확실한 원투 펀치 역할을 하는데다 강윤구 김영민 등 유망주 투수들이 드디어 가능성을 터뜨리고 있다. 이에 가세한 메이저리거 김병현까지 힘을 낸다면, 넥센은 올 시즌 내내 돌풍의 핵이 될 것으로 보인다.
LG도 신임 김기태 감독을 중심으로 예년과 달리 끈끈한 팀 컬러를 보이고 있고, 한화는 박찬호와 김태균의 가세로 예년처럼 허무하게 연패를 당하지 않는 팀으로 거듭났다.
여기에다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계속 경신할만큼 뜨거운 팬들의 관심은 선수들에게 큰 자극이 되고 있다. 경기에 대한 집중력이 남다른 이유다.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도 올 시즌을 규정짓는 특징 가운데 하나다. 매일 피말리는 혈전 속에 팀들은 죽을 맛이겠지만, 팬들에겐 결코 눈을 뗄 수 없을만큼 흥미진진한 시즌이 되고 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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