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 이대호가 19일 야쿠르트와의 교류전에서 팀이 1-2로 뒤지던 9회초 2사 1루, 극적인 역전 투런포를 터뜨렸다. 시즌 6호포였다. 팀이 연장 승부 끝에 6대3으로 승리하는 발판을 마련한 홈런이자 센트렐리그 최강의 마무리인 바네트를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 끝에 터뜨린 홈런포여서 기쁨이 두 배였다. 바네트는 이날 경기 전까지 18경기에서 단 한 점도 내주지 않는 무실점 투구를 펼쳐왔다.
이 홈런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먼저 긍정적인 부분이다. 이대호가 한국프로야구 롯데에서 최고의 스타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중요한 순간 장타를 터뜨리는 클러치 능력 때문이었다. 모든이들이 홈런을 기대하는 상황에서 어김 없이 홈런을 때려내니 팬들로서는 열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날 홈런은 일본 진출 이후 가장 극적인 홈런이었다. 그만큼 오릭스 코칭스태프와 팀 동료, 그리고 팬들에게 확실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이대호 본인도 일본야구에 대한 자신감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이대호에게는 또 하나의 넘어야 할 산이 생긴 순간이기도 하다. 이날 상대팀이었던 야쿠르트 오가와 감독은 경기 후 "이대호를 확실히 걸렀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사실 이대호는 이날 경기 전까지 일본 투수들에게 극심한 견제를 받아왔다. 특히 오릭스의 득점 찬스에서 1루가 비어있는 상황이라면 고의4구에 가까운 투구로 이대호를 피했다. 견제가 심해지면 심해질 수록 타석의 타자는 곤혹스럽다. 타석에서 무언가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다면 상대의 도망가는 피칭에 타격 밸런스가 흐트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팀의 감독이 경기 후 공개적으로 "걸렀어야 했다"고 후회했을 정도라면 앞으로 오릭스의 찬스에서 이대호에 대한 각 팀들의 견제는 더욱 심해질 수 밖에 없다. 영리한 이대호가 어떻게 경기를 풀어가야 할지 생각해봐야 하는 부분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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