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에이스 니퍼트는 'LG 천적'이다.
지난해 7경기에서 완봉승과 완투승을 포함, 5승무패. 평균 자책점은 1.20이었다. 올시즌 첫 만남. 부담스러울 때 마주쳤다. 서울라이벌전 스윕 위기, 4연패 탈출의 중책이 더 큰 짐이었다. 1회말 무사 1,2루 찬스가 무산되자 그도 흔들렸다. 힘이 들어가 제구가 높게 형성됐다. 2회초 2사후 연속 3안타로 만루 위기에 몰린 뒤 오지환에게 밀어내기 볼넷으로 선취점을 내줬다. 니퍼트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동요한 그는 최근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하는 박용택과의 승부에서 2B로 몰린 뒤 높은 직구를 던졌다가 우중월 싹쓸이 2루타를 맞았다. 이대형에게 적시타를 허용해 순식간에 0-5.
하지만 니퍼트는 진정한 에이스였다. '5실점 이후'가 더 빛났다. 초반 대량 실점에도 넋을 놓지 않고 팀이 이길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 주기 위해 혼신의 역투를 이어갔다. 이닝 교대 때마다 호수비한 야수들을 기다려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평정심을 지켰다. 3회부터 8회까지 4안타 무실점. 116개를 던진 니퍼트는 결국 8회를 채웠다. 2회 5실점한 투수가 8회를 막고 내려간다는 건 거의 유례가 없는 일이다. 비록 지난 4월13일 사직 롯데전 이후 이어오던 6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가 중단됐지만 7경기 '연속 7회, 100개 투구수 이상'은 이어갔다. 그가 개인 기록만 생각하는 이기적 외국인 투수였다면 절대 보여줄 수 없는 혼신의 역투였다.
두산은 LG 내야 실책 4개를 차곡차곡 점수로 연결해 8회말 결국 5-5 동점을 만들었다. 팀을 위해 혼신의 피칭을 한 결과, 니퍼트는 패전투수를 면했다.
8회 역전 찬스에서 주자의 본 헤드 플레이로 연장 승부 끝에 패한 두산은 결국 서울라이벌전 스윕도, 5연패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같지 않은 책임감을 보여준 니퍼트의 투혼은 침체된 두산 토종 선수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과연 니퍼트의 투혼이 올시즌 최악의 위기를 맞은 두산의 반전 계기를 마련해줄까. 새로운 한주 두산의 출발이 궁금하다.
잠실=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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