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도 성적도 중요하지 않다. 폼이 중요하다."
SK 제춘모는 지난 17일 인천 LG전서 2005년 이후 무려 7년만에 선발등판을 해 7이닝 동안 3안타 1실점의 역투를 했다. 비록 패전투수가 됐지만 모두가 그의 복귀에 놀랐고, 그가 보여준 희망을 반겼다.
제춘모는 올해 스프링캠프를 마친 뒤 2군에서 투구폼 교정에 들어갔다. 백스윙을 간결하게 하면서 상체보다 하체를 이용해서 던지도록 했다. 그리고 1군에서의 시험은 성공적.
그날 최고 구속은 139㎞에 불과했다. 예전 150㎞의 강속구를 뿌리던 그가 아니었다. 2005년 팔꿈치 수술 이후 구속이 떨어졌지만 투심과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을 섞으며 LG타자들을 상대했다.
예전 150㎞의 강속구를 던지던 투수가 140㎞도 던지지 못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창피한 일. 그러나 그는 구속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지금은 구속이 중요하지 않다. 타자에게 얻어 맞는 것도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성적이 곧 실력이고, 돈인 프로에서 구속과 성적이 중요하지 않다고 하는 것은 뜻밖의 발언.
그는 "지금 나에게 중요한 것은 새 폼을 확실하게 내 것으로 만드는 일"이라고 했다. "첫 등판한 비디오를 보니 10개 중 5개 정도만 바뀐 폼으로 제대로 던졌고 나머지는 조금 부족했다"고 했다. "아직 세게 던지지 못한다. 세게 던지면 바뀐 폼의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제춘모는 "확실하게 내 것으로 만들어졌을 때 세게 던지면 구속이 2∼3㎞정도 늘어날 것이고 그러면 변화구와 구속차이도 나면서 더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고무적인 것은 많은 투구를 했음에도 팔꿈치에 무리가 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제춘모는 "예전엔 던지고 난 다음날 팔꿈치가 아팠다. 그렇게 하다가 새 투구폼을 찾게 된 것이었다"면서 "이번에 100개를 넘게(109개) 던졌는데도 다음날 전혀 아프지 않았다"며 새 투구폼에 대한 확신을 보였다.
제춘모는 2002년 2차 1라운드 1순위로 지명된 유망주다. 2003년엔 10승을 거두면서 차세대 에이스로 각광을 받기도 했지만 2005년 팔꿈치 수술에 이어 2006~2008년 군생활을 하면서 어느새 잊혀진 선수가 됐었다. 2009년과 2010년에 두번씩 등판한 것이 전부. 17일 등판전엔 2010년 9월 26일 넥센전이 마지막 1군 마운드의 기억이었다.
새로운 도전에 나선 제춘모에 이만수 감독은 "무조건 자신의 것만 고집하지 말고 잘 안될 때는 바꾸는 것도 필요하다"며 응원했다. 제춘모는 어깨 부상으로 퇴출이 확정적인 로페즈 대신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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