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쿠, 무슨 몸을 만들어요?"
보는 사람마다 '몸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듣는다. 오는 7월20일 한·일 프로야구 레전드 매치에서 '대마신' 사사키와 선발 맞대결이 발표된 이후의 여파다. 22일 광주구장. 선 감독은 쑥스럽다는 듯 허허 웃음 속에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을 짓는다.
반대편 덕아웃 한화 한대화 감독도 일구회로부터 출전 부탁을 받았다. 농담 좋아하는 한 감독은 사뭇 다른 반응. 취재진 앞에서 구수한 충청도 억양을 섞어 "몸 만들어서 확 작~살을 내줄까"라며 느닷없이 스트레칭을 시작해 웃음을 던진다. 한 감독은 선 감독의 반응을 듣고 난 뒤 "그쪽은 늘 운동을 하잖아. 많이 뛰고…"라고 귀띔.
김인식 위원장으로부터 거절할 수 없는 전화를 받은 선 감독은 "다른 분으로 하시죠"라며 고사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그 뜻이 관철됐을리는 없다. 이벤트 경기지만 선 감독으로서는 살짝 부담될 수 있는 상황. 사사키는 주니치 시절 일본 최고의 마무리를 놓고 경쟁했던 투수. 일본 명구회 소속 회원들은 이벤트 경기가 많다. 그래서 우리 일구회 회원보다 평소 야구도 많이 한다. 선 감독은 "일본 은퇴 선수들은 50(세) 다 된 사람도 140㎞ 가까이 던진다"며 불리함을 인정.
두달 앞으로 다가온 경기. 선 감독에게 '사사키에 대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매개체가 됐다. 선 감독은 주니치 시절이던 지난 97년 벌인 구원왕 경쟁을 회고했다. "전반기까지는 내가 7세이브 차로 앞섰다. 그런데 8월 들어 팀이 슬럼프에 빠져 4승 밖에 올리지 못했다. 세이브 기회 자체가 없었고 내가 2세이브를 올리는 동안 사사키가 14세이브로 추월했다"고 말했다.
선 감독은 "사사키는 거의 블론 세이브가 없는 대단한 투수였다. 포크볼 하나로 스트라이크, 볼을 자유자재로 던졌다. 여기에 150㎞짜리 코너워크를 하니 칠 수가 없었다"고 기억했다. 과연 선 감독의 기억 속 사사키의 공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그와 상대할 선 감독의 구위는? 궁금증은 두 달 뒤면 풀린다.
광주=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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