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박찬호가 LA 다저스 시절 선발로 등판할 때마다 맹타를 터뜨렸던 타자로 라울 몬데시, 개리 셰필드 등을 떠올릴 수 있다. 특정 투수가 나오면 유난히 힘을 내는 타자를 흔히 해당 투수의 '도우미'라고 표현한다. 의도하는 것은 아니지만, 특정 투수가 선발로 등판할 때 맹타를 휘두르는 타자를 종종 볼 수 있다.
한화 류현진이 2006년 신인 시절 '괴물'로 활약할 때 최고의 도우미는 4번 김태균이었다. 그해 김태균은 류현진의 선발 등판 경기에서 타율 3할8푼2리, 6홈런, 21타점을 기록했다. 당시 김태균의 시즌 성적이 타율 2할9푼1리, 13홈런, 73타점이었음을 보면 류현진 등판 경기에서 펄펄 날았음을 알 수 있다. 당시 류현진은 "태균이형이 고맙다"는 말을 자주 했다.
어느 팀이든 궁합이 잘 맞는 투수와 타자가 있다. 올시즌 두산에서는 김선우-김동주 듀오의 궁합이 돋보인다. 김선우가 선발로 나서는 경기에서 김동주의 방망이에는 불이 붙는다. 당연히 김선우에게 최고의 도우미는 김동주다. 올시즌 김선우가 등판한 8경기에서 김동주는 타율 4할2푼4리(33타수 14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주전 타자중 김선우 등판시 최고 타율이다. 22일 인천 SK전에서는 4타수 4안타에 결승 타점을 올리며 김선우의 시즌 2승을 도왔다. 김선우는 김동주 덕분에 지난 4일 잠실 LG전 이후 18일만에 승수를 추가할 수 있었다.
공교롭게도 최근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 있던 김동주는 이날 김선우 등판 경기에서 맹타를 휘두르면서 타격감을 찾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2할5푼5리였던 타율이 2할8푼3리로 올랐다.
고려대 2년 선후배 사이인 둘은 팀내에서 투타 맏형이다. 김선우가 98년 미국에 진출한 뒤 2008년 돌아오면서 둘은 11년만에 다시 만나 두산서 한솥밥을 먹게 됐다. 김선우는 토종 에이스로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이고 있고, '두목곰'으로 불리는 김동주는 타자들의 정신적 지주다.
그동은 둘은 투타의 리더 역할을 하며 많은 기대를 받아 있지만, 올시즌 초 활약이 그다지 좋지 못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날 경기를 계기로 둘 모두 상승 분위기로 바꿀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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