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번 찍혀도 안 넘어가는 나무도 있다. LG가 지금 그런 모습이다.
이쯤되면 정말 신기한 일이라고 봐도 될 것 같다. LG가 2일 잠실 한화전에서 승리하면서 또다시 '5할 승률+1승'이 됐다. 1회에 곧바로 3점홈런을 허용하면서 끌려갔다. 이때만 해도 올시즌 계속해서 이어온 5할 승률 사수의 강점이 무너지는 듯했다. 하지만 또한번 역전승에 성공했다. 한화쪽에서 아쉬운 중계플레이가 있었긴 했지만, LG는 중요한 순간에 박용택의 싹쓸이 3타점 2루타와 정성훈의 3점홈런이 나오면서 8대5 승리를 낚았다.
이번이 무려 10번째다. 플러스 승수에서 오락가락하다 정확히 5할 승률로 내려앉은 뒤 그 다음 경기에서 다시 이기면서 5할을 사수한 게 벌써 10번째다. 5,6번째 시점이었을 때만 해도 그저 우연이겠거니 했다. 그런데 5할 손익분기점에서 이튿날 또다시 승리하는 상황이 10차례나 이어졌다는 건 우연을 떠나 신기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단순 계산으로 확률을 따져보자. LG가 승률이 딱 5할이 됐을 때 다음날 경기에서 이길 확률을 ½이라고 가정해보자. 물론 전력이나 최근 경기흐름 같은 건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홀짝의 개념으로 이길 확률을 반으로 본 것이다. 이런 상황이 10차례 연속됐다는 건 '1024분의 1'의 확률이란 수치가 나온다. 홀을 승이라 치고, 주사위를 던져서 10번 연속 홀이 나온 셈이다.
김기태 감독마저 "최근에는 상대팀 선발투수 등을 고려했을 때 한번쯤 5할 승률 밑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고 느꼈었다. 그런데도 선수들이 집중력 있게 경기를 해줘서인지 계속해서 5할 때마다 이기고 있다"고 말했다. LG 관계자는 "우리가 봐도 5할 놀이가 신기하다"고 했다.
올시즌 들어 가장 좋은 성적이 '5할 플러스 4승'이었다. 가장 나쁜 성적이 5할. 플러스 0승에서 4승 사이를 계속해서 오가고 있는데, LG의 이같은 모습이 전반적으로 순위 경쟁을 치열하게 만들면서 상하위팀간의 승차를 촘촘하게 만든 이유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LG '큰' 이병규는 "선수들은 그런 것에 신경쓰지 않고 그저 매일 이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승률 5할 밑으로 단 한차례도 떨어지지 않았다는 건 분명 엄청난 강점이다. 한편으론 LG가 더 치고 올라가야 할 상황에서 최후의 뒷심 발휘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어쨌든 독특한 상황이다.
물론 언젠가는 5할 밑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회복 능력을 잃지 않는다면, LG는 시즌 마지막 순간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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