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구름 관중이 야구장을 찾아 초유의 흥행 열기를 보이고 있는 한국프로야구. 하지만 이같은 한국프로야구의 폭발적 흥행 소식이 일본에는 아직 채 전해지지 않았다.
필자는 지난 5월 이대호(오릭스)와 임창용(야쿠르트)을 취재하기 위해 일본내 야구장을 이곳저곳 찾아봤다. 그때 일본 야구 관계자들은 너도나도 "(한국프로야구의)경기조작 사건은 괜찮아요?"라고 물었다.
일본에서 들을 수 있는 한국프로야구 소식은 거의 두 종류 뿐이다. 첫째는 세계적인 기록이 나왔을 때다. 2003년 이승엽의 시즌 56호 홈런이나 이대호가 2010년에 달성한 9경기 연속 홈런 등이 그런 예다.
둘째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다. 지난 2월 2명의 프로야구 선수가 관여된 경기조작 사건은 통신사를 통해 일본에도 전해졌다. 근년의 프로야구 경기조작 사건이라면 대만에서 발생한 일이 유명하고 그 사건 때문에 대만내 야구 인기가 떨어졌다고 일본에서는 인식되고 있다. 그래서 한국에서도 대만과 똑같은 상황이 있지 않았을까 하고 염려하는 케이스가 대부분이다.
임창용을 2군에서 지켜봤던 이토 아키미쓰 투수코치는 2010년까지 구단 편성부(스카우트 담당 부서)에서 일한 경험이 있고 현장 코치 중에서는 외국 사정에 그래도 밝은 편이다. 이런 이토 코치조차도 "요즘 한국은 (경기조작 후유증 때문에) 관중이 거의 없지요?"라고 물었을 정도다.
한국야구계와 친분이 있는 사람들도 인식에 큰 차이는 없었다. 한화와 KIA에서 타격 인스트럭터를 지낸 적이 있는 마쓰바라 마코토 해설위원과 LG에서 투수 인스트럭터를 했던 사사키 가즈히로 해설위원도 심각한 표정으로 경기조작 사건에 대해 물어왔다. 그들에게 경기조작 사건이 조직적인 규모는 아니었다고 얘기해 줘도 "그건 몰랐다. 한국야구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을 줄 알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미디어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아시아 시리즈나 베이징올림픽,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마이크를 잡은 한 아나운서도 한국에 대해 많이 아는 편이지만 한국프로야구의 열기에 대해선 처음 들었다며 놀라운 표정을 보였다.
일본에 현재 한국프로야구의 정확한 실태가 전해지지 않은 이유를 그 아나운서는 이렇게 설명했다. "요즘 일본에서는 국제대회를 빼고 야구에 대한 프로그램 자체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우리 라디오 방송국도 재작년부터 주말에는 중계를 하지 않게 됐어요. 일본 국내야구에 대한 노출 빈도가 떨어지는 가운데 해외야구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 수 있지요."
필자는 그들에게 요즘의 한국프로야구는 2004년 침체기에 비해 관중수가 약 3배 늘어났다는 것. 그 중에서 40% 가까이가 여성팬이라는 것, 각 방송사가 치열한 시청률 경쟁을 하고 있다는 것 등을 설명해줬다.
그 이야기를 들은 아나운서나 해설위원들은 오릭스 경기 중 이대호의 타석이 돌아왔을 때 요즘의 한국 야구열기에 대해 조목조목 말하기 시작했다. '한국야구가 경기조작 파문 때문에 인기가 떨어졌다'는 일본인들 사이의 오해는 앞으로 이대호의 활약과 함께 자연히 풀리길 바란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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