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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 허도환, 올스타 팬투표 1위 이유있다

by 민창기 기자
5월8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넥센과 LG의 경기에서 1군 엔트리에 등록한 넥센 김병현이 9회 마운드에 올랐다. 국내 첫 1군 무대에 신고한 김병현은 1이닝을 1실점하며 투구를 마쳤다. 허도환 포수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김병현. 목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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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2012 팔도 프로야구 올스타전 베스트 10 팬 인기투표 중간집계 결과를 보면, 눈에 금방 들어 오는 포수 두 명의 이름이 있다. 이스턴리그(삼성 SK 두산 롯데)의 롯데 강민호와 웨스턴리그(KIA LG 한화 넥센)의 넥센 허도환이다. 강민호는 19만9704표를 얻어 이스턴리그 포수 부문 1위를 넘어 전체 득표 1위였다. 허도환은 19만3290표를 끌어모아 웨스턴리그 포수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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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톱에 자리했지만, 둘의 현재 상황은 큰 차이가 있다. 롯데 공수의 주축인 강민호가 팀의 간판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반면, 허도환은 현재 넥센의 전남 강진 2군 캠프에 머물고 있다. 넥센 1군 선수들에게 '2군 공포증'을 불어 넣어 파이팅을 이끌어 낸다는 그 강진 2군이다.

비록 6일 간의 팬심이 반영된 1차 집계 결과라지만, 2군에 머물고 있는 선수의 올스타전 팬투표 1위를 상당히 이례적이다. 더구나 허도환은 올스타전 팬투표가 시작된 5월 29일 하루 전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그런데도 KIA 김상훈(7만6312표)과 LG 심광호(7만7770표), 한화 신경현(5만6500)을 압도적인 표 차이로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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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관계자들을 포함해 많은 야구인들이 깜짝 1위라고 한다. 김시진 넥센 감독까지 "알바(아르바이트)를 쓴 게 아니냐"고 말할 정도다.

올시즌 35경기에 출전해 타율 1할8푼9리(74타수 14안타), 1홈런, 7타점. 포수의 기본 임무가 투수 리드와 수비인 걸 감안해도, 코칭스태프가 아쉬움을 갖을 만한 성적이다. 허도환의 올스타전 팬투표 돌풍을 어떻게 설명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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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인천문학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넥센과 SK의 경기에서 넥센 허도환이 4회 선두타자로 나와 SK 이재영을 상대로 좌월 솔로홈런을 날렸다. 덕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는 허도환.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m.com

김동수 넥센 배터리 코치는 "이스턴리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포수들의 지명도가 떨어지는 웨스턴리그 상황이 허도환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허도환과 경쟁 중인 김상훈과 심광호 신경현 모두 올시즌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들의 소속팀 성적이 좋이 성적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KIA와 한화는 개막 이후 줄곧 바닥을 기고 있고, LG는 새로운 라이벌로 부상한 넥센에 2승6패로 몰렸다. 팬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운 분위기다. '도토리 키재기'라는 표현이 등장하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도 허도환은 시즌 초반 넥센의 돌풍과 함께 팬들의 머리 속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해 꼴찌팀 넥센은 올시즌 최하위 예상을 깨고 선전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2008년 팀 창단 이후 최다인 8연승을 달렸고, 팀 출범 후 처음으로 1위(개막 후 30경기 이상 치른 시점 기준)에 올랐다. 외국인 투수 나이트와 밴헤켄, 주축타자인 이택근 박병호 강정호의 활약이 두드러졌지만, 허도환 또한 상승세를 이끈 일원이었다. 허도환은 올시즌 에이스인 나이트와 젊은 투수들과 호흡을 맞춰 초반 좋은 분위기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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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과는 별개로, 역경을 이겨내고 프로 무대에 다시 선 허도환의 파이팅 넘치는 도전정신도 팬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줬다고 봐야 한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허도환은 우여곡절이 많은 선수이다. 서울고-단국대를 거쳐 두산에 입단했는데 1경기 교체 출전 후 방출됐다. 부상에 마땅히 갈 곳이 없어 방황하다가 공익근무요원으로 병역의무를 마쳤다. 공익근무 시절 매일 밤 야구와 씨름하며 꿈을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병역의무를 마친 후 테스트를 거쳐 지난해 6월 넥센에 신고선수로 등록했다.

올시즌 최고 라이벌로 떠오른 LG와 넥센의 2012 프로야구 경기가 5월23일 잠실 야구장에서 펼쳐 졌다. 넥센 2회초 공겨 2사 만루에서 박병택의 적시타로 득점을 올린 정수성과 허도환이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잠실=조병관 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

"제가 포수가 아니었다면 다시 야구를 할 수 있었을까요. 넥센에서 은퇴할 때까지 헌신하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허도환이다.

지난해 6월 1군에 등록해 이후 넥센의 주축 포수로 도약한 허도환 앞에 두 명의 경쟁자가 나타났다. SK에서 이적한 최경철과 새내기 지재옥이다. 김시진 감독은 지난달 말 루키 지재옥을 테스트 해보고 싶다며 허도환을 2군으로 내렸다. 김동수 코치는 "수비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 2군에서 초심으로 돌아가 마음을 다잡고 올라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물론, 허도환이 팬 투표에서 계속 1위를 유지하려면 1군에 복귀해야 한다. 팬 투표 1위가 매사에 긍정적인 안방마님 허도환에게 새로운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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