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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수가, 억세게 안 풀리는 대한민국 에이스 류현진

by 민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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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에이스로 불리는 한화의 좌완 투수 류현진. 그의 불운은 대체 어디까지일까. 점수차로 보나, 최근 한화의 기세로 보나 이번엔 확실하다 했는데 또 승리투수가 되는 데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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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삼성전까지 총 10차례 등판해 8번이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는데도, 2승(3패)에 그쳤다. 평균자책점이 2.57인 것을 감안하면, 적어도 5~6승은 거뒀어야 했다.

이상하게 류현진이 등판할 때마다 한화 타선은 조용했다. 그가 선발로 나선 10경기에서 한화는 4승6패를 기록했는데, 6경기에서 3득점 이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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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승리 투수가 된 경기는 4월 26일 KIA전과 5월 13일 롯데전 두 경기. KIA전에서는 7이닝 무실점, 롯데전에서는 8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거의 점수를 내주지 않아야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다는 얘기다. 호투를 하고도 중간계투진이 무너져 승수를 챙기지 못했고, 타선의 도움이 아쉬울 때가 많았다.

이런 류현진을 볼 때마다 한대화 한화 감독은 "미안해서 말을 못 붙이겠다"고 했다. 타자들과 중간계투진도 늘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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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7일 대전구장에서 벌어진 롯데와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일주일 만의 등판이었다. 본래 선발 로테이션대로라면 6일 등판했어야 하지만, 한대화 감독은 류현진에게 하루 더 휴식을 줬다. 6일 경기가 오후 2시에 시작되는 낮경기다 보니 류현진이 컨디션을 조절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동안의 미안한 마음에서였을까. 한화 타선은 초반 화끈하게 폭발했다. 1회말 김태균이 3점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하더니, 2회말 2점을 추가해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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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타선이 도와주자 류현진이 흔들렸다. 5회까지 홈런 1개를 포함해 4안타, 볼넷 4개를 내주고 3실점했다. 볼넷 4개는 올시즌 한 경기 최다 기록이다. 류현진은 5회까지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오른쪽 등의 근육이 경직돼 더 이상 던지기 어려웠다. 6일 휴식이 오히려 밸런스를 흐트러뜨려 놓았다. 한대화 감독의 배려가 오히려 독이 된 것이다.

7-3으로 팀이 리드한 가운데 강판한 류현진이지만, 마음 놓고 경기를 보지 못했다. 중간계투진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3점을 내줘 7-6으로 쫓겼다. 덕아웃에서 살얼음 승부를 가슴 조이며 봐야 했다. 시즌 3승의 길은 참 험하고 멀었다.

최근 류현진의 거듭된 불운을 너무나 잘 아는 한화 선수들은 류현진의 승리를 지켜주기 위해 필사의 힘을 다했다. 마무리로 실격 판정을 받은 바티스타가 중간계투로 나섰고, 전날부터 마무리 역할을 넘겨받은 안승민이 9회초 선두타자가 출루하자 1점을 지키기 위해 곧바로 등판, 필사적으로 던졌다. 하지만 9회 한화 투수진은 우려했던대로 역전타를 내주고 말았다. 롯데의 9대7 역전승. 4점이나 앞선 상황에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내려왔지만 류현진의 3승 도전은 또 물거품이 됐다.

이날 대전구장 관중석 중앙에는 류현진의 아버지 류재천씨와 어머니 박승순씨가 아들의 경기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류씨는 "어제 하루 쉰게 투구 밸런스에 안 좋은 영향을 준 것 같다. 그동안 아까운 경기가 많았지만, 그걸 자꾸 생각하면 안 된다. 승리랑 상관없이 현진이가 건강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렇게 한화 선수단의 '류현진 일병 구하기'는 또 한번의 실패로 끝나버렸다.

대전=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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