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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안방은 X세대 전성기

by 김표향 기자
영화 '건축학개론' 스틸. 사진제공=명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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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넝쿨째 굴러온 당신' 스틸. 사진제공=로고스필름

'X세대의 추억'이 대중문화판을 강타했다. 90년대의 감성을 담은 컨텐츠들이 영화와 TV, 음악 등 여러 장르에서 재조명되면서 대중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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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개봉해 41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건축학개론'은 첫사랑이라는 소재에 90년대 감성을 버무려 추억 마케팅에 성공했다. 영화에 등장한 무스, 삐삐, 힙합패션, 휴대용 CD 플레이어 등의 소품은 관객들을 아련한 추억에 젖어들게 했고,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과 마로니에의 '칵테일 사랑', 공일오비의 '신인류의 사랑' 같은 90년대 명곡들도 다시금 사랑받았다.

TV에서도 90년대 열풍이 거세다. MBC '나는 가수다'를 통해 김건모, 임재범, 장혜진, 박완규, 박미경, 박상민 같은 가수들이 대중가요판에 다시 등장했고, 신승훈과 이승환은 Mnet '보이스 코리아'와 MBC '위대한 탄생2'의 심사위원이 되어 후배 가수를 발굴했다. SBS 'K팝스타'의 어린 출연자들은 90년대 명곡을 재해석하는 미션을 받아 첫번째 생방송 경연을 치렀다. 가요계 전설들의 명곡을 리메이크하는 KBS2 '불후의 명곡'도 김건모에 이어 얼마 전 박진영과 소방차까지 전설 자리에 초대했다.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3월과 5월에 두번의 '청춘나이트'를 열어 현진영, 김조한, 김건모, 김현정, 성진우, R.ef, 터보, 소찬휘, 쿨, 양파, 신승훈, 황규영 등 90년대 인기가수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았다. 유희열의 말마따나 "너희에게 클럽이 있다면 우리에겐 나이트가 있다"를 항변하듯 관객들은 X세대의 대표곡들을 함께 부르며 불타는 추억의 밤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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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는 X세대의 아이콘이었던 김원준이 90년대 반짝 인기가수 윤빈 역으로 출연 중이다. 김원준은 뮤지컬과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동을 이어왔지만, 90년대 댄스가수였던 실제 자신의 이미지를 빌려와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애잔함을 선사한다. 김원준과 한 시대를 같이했던 시청자들은 극 중에서 재기를 꿈꾸는 윤빈에게 몰입하며 응원을 보내게 된다. 김원준은 당시의 무대의상을 직접 챙겨 입고 극 중에서 추억 속 댄스 퍼레이드를 펼치기도 했다.

가요계에서도 얼마 전 '아이돌의 조상' 신화가 컴백한 데 이어 함께 최근엔 공일오비와 R.ef의 컴백 소식이 들려왔다. 버스커버스커의 '벚꽃 엔딩'과 '여수 밤바다'가 사랑받는 것도 90대 감수성의 연장선상으로 풀이하는 시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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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90년대 청춘문화가 다시 각광받게 된 것은 90년대에 대학을 다닌 30대 후반 세대가 대중문화의 주소비층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90년대 대표 청춘 드라마 '우리들의 천국'의 주인공 장동건과 '느낌'의 김민종이 SBS '신사의 품격'의 '꽃중년 F4'가 되어 브라운관에 돌아왔듯, 대중문화의 최전성기를 향유했던 세대는 이제 중견세대에 진입해 지나간 추억을 되새기고 있다. 지난 해 '나는 가수다' 이후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 이런 흐름에 '건축학개론'이 뇌관 역할을 하면서 폭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90년대 청춘들의 감성을 지배한 음악을 만들었던 김동률, 유희열, 윤종신을 비롯해 방송가의 유재석, 김국진 등이 2000년대 들어서도 활발히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것도 90년대 감성이 대중문화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토대가 됐다.

한 방송 관계자는 "세시봉 열풍과 7080 열풍이 8090의 X세대 열풍으로 넘어온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90년대는 현재와 시간적 거리가 멀지 않기 때문에 관련 문화상품의 수요층이 90년대 학번뿐만 아니라 2000년대 학번 세대까지도 확장될 수 있다. 때문에 당분간 90년대 열풍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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