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트윈스'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시즌 전 LG는 최하위 후보였다. 팀내 FA(자유계약선수) 3명이 다른 둥지를 찾아 떠났고, 경기조작 파문으로 선발투수 2명을 잃었다. 당연히 전문가들은 LG를 약체로 볼 수 밖에 없었다. 잃을 게 없어서일까. LG가 달라졌다. 지난 주말 365일만에 다시 단독 2위가 됐다. '아직은 엘레발(LG+설레발)이다'라는 표현을 쓰는 팬들도 있지만, 긍정적인 변화의 조짐이 보이는 건 분명하다.
그 중 하나가 가장 약점으로 꼽혔던 선발진이다. 올시즌 LG는 총 9명의 선발투수를 등판시켰다. 아직 차명석 코치의 목표치에는 한참 부족하다. 차 코치는 오키나와 전지훈련 때 김기태 감독에게 "올시즌엔 선발투수 20명 쓰겠습니다"라는 말을 했다.
단순히 수만 늘린 게 아니다. 다분히 미래를 대비한 방책이었다.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는 선발진이었지만, 역설적으로 이를 이용했다. 가능성 있는 투수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줘 그들의 잠재력을 끌어내고자 했다. 실전에서도 가능성이 보인다면, 계속해서 미래의 LG 선발투수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더이상 '구리 스타'는 없다, 공정 경쟁으로 동기 부여
의문부호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1군과 2군의 격차는 생각보다 크다. 2군에서 날고 기는 투수와 야수들도 1군만 오면 작아지는 게 현재 한국프로야구의 현실이다. 특급 신인도 사라져 이제 막 프로에 입단한 신예가 1군에서 자리잡는 일도 점점 사라져가고 있었다.
게다가 LG만이 갖고 있던 문제도 있었다. 바로 전형적인 '스타 군단'의 이미지 때문에 발생한 문제다. 과거 LG의 2군구장인 구리구장을 찾아보면, 2군 생활에 만족하고 의욕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이들이 종종 보였다. 구리까지 찾아오는 팬들 앞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는 대신, 타성에 젖어 '구리의 스타플레이어'로 남는 선수들도 있었다.
신고선수 출신 외야수 이천웅은 지난주 내내 주전 좌익수로 출전했다. 김기태 감독은기회의 균등한 제공을 통해 이천웅 같은 숨은 진주를 발굴해내고 있다. 지난 7일 목동 넥센전서 데뷔 첫 홈런을 친 이천웅.홍찬일 기자 hongil@sportschosun.com/2012.06.07/
하지만 이제 더이상 '구리 스타'는 없다. 2군에서 아무리 잘해도 찾아오지 않는 기회에 신세 한탄만 하는 이도 없다. 김기태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2군에서 좋은 보고가 올라오면 언제든 1군으로 불러들인다. '기회의 균등'을 표방하는 김 감독은 2군 감독 경험을 통해 누구보다 더 그들을 잘 이해하고 있다.
최근 김 감독은 야수 쪽에서 신고선수 출신의 무명 이민재 최영진 이천웅을 갑작스레 1군에 불러들여 스타팅 멤버로 쓰기도 했다. 이천웅은 외야수 이진영의 공백으로 아예 주전 한 자리를 꿰찼다. 적어도 2군 선수들이 더이상 "기회가 오지 않는다"는 말은 할 수 없어졌다. 공정한 경쟁이 시작됐다.
2군 투수에게 1군 선발 등판의 문까지 열어놨다
투수 쪽의 '공정 경쟁'을 증명하는 게 바로 선발투수 9명이다. 그나마 백업으로라도 기회가 올 수 있는 야수들에 비해 투수는 운신의 폭이 좁다. 선발투수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보통 정해진 선발로테이션이 있고, 부상이나 심각한 부진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교체는 쉽지 않다. 그나마 자리가 생겨도 1군에서 뛰고 있던 스윙맨에게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2군 선수의 선발진 투입은 '하늘의 별따기'보다도 어려웠다.
하지만 올시즌 LG의 선발 기용법은 독특하다. 현재 주키치와 리즈로 이뤄진 외국인선수 원투펀치는 선발진에 완전히 고정돼 있다. 하지만 나머지 자리는 언제든 주인이 바뀔 수 있다. 현재 왼손투수 이승우가 10경기에 선발등판하며 4월 중순부터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지만,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상황에 맞게, 유연한 투수 기용이 이뤄지고 있다. 상대팀을 고려한 표적선발, 그리고 2군에서 대기하고 있던 투수의 깜짝선발 기용이 난무한다. 좀처럼 로테이션 예측이 어렵다. 비록 비로 취소되긴 했지만, 지난 8일 잠실 두산전에는 좌완 신재웅을 선발 예고했다. 비로 2100일만의 선발 등판이 날아갔지만, 모두의 허를 찌른 기용이었다. 차명석 코치는 지방 원정경기를 제외하면 항상 구리에 나가 투수들을 체크한다. 선수들에게도 강한 동기부여가 될 수 밖에 없다.
저승사자들이 기다리고 있기에 절박함을 던진다
현재 LG 2군에는 2년차 우완투수 임찬규 임정우가 1군의 부름을 기다리고 있다. 신인 좌완투수 최성훈도 마찬가지. 그리고 호투와 부진을 반복하다 2군에 내려간 베테랑 우완 정재복도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모두 1군에서 선발로 던지다 2군에 내려간 투수들이다. 여기에 재기를 노리는 이대진 박명환 등이 꾸준히 등판하고 있고, 신예 신동훈도 선발로 육성중이다.
이들은 타성에 젖은 구리 스타가 아닌, 절박함으로 2군에서 몸을 만들고 있다. 눈병으로 1군에서 제외된 뒤 한 달 간 2군에서 생활한 LG의 투수조장, 김광삼은 지난 9일 잠실 두산전에서 7이닝 2실점(1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1군으로 돌아왔다. 투수조장으로서 2군 투수들을 다독이며 그의 증언을 듣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는 차 코치와 대체 요원들을 '저승사자'로 표현했다.
"모두가 우리 팀을 보면서 '주키치와 리즈 외엔 없다'고 말하는 것을 안다. 선발 기회가 와서 등판한 투수들이 심리적 압박감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반대로 '저승사자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마음은 강한 힘을 만들어준다. '한번 못 던지면 바뀐다'는 말이 나한테 적용되지 않도록 이를 악물게 된다."
김광삼은 더이상 '주키치와 리즈의 아이들'은 없을 것이라 했다. 자리를 차지하는 건 선수 개개인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제 구리의 LG 2군 투수들은 불평불만 대신 절박한 마음으로 공 하나를 더 던진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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