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4번 타자 출전.
롯데 황재균 얘기다. 그는 12일 부산 두산전에서 4번타자 겸 3루수로 출전했다.
고육지책이다. 롯데는 주전들이 줄부상이다. 홍성흔은 지난 7일 대전 한화전에서 늑골에 실금이 갔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지금 움직이면 안된다. 최소 2주 정도는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했다.
강민호도 다쳤다. 지난 10일 부산 KIA전 8회 오른쪽 엄지손가락 부상을 입었다. 결국 이날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문제는 롯데에 4번을 칠 타자가 없다는 것. 전준우와 손아섭이 있긴 했다. 그러나 4번으로 이동배치는 쉽지 않았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전준우는 변화에 민감한 편이다. 손아섭도 4번으로 배치할 경우 부담을 많이 느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황재균은 별다른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한 방도 있다"고 했다.
프로 뿐만 아니라 아마추어 무대에서도 황재균은 4번을 치지 않았다. 그러나 부담은 제로다. 황재균은 "아무런 느낌이 없다. 괜찮다"고 했다. 이날 경기 전 양 감독이 농담조로 "내일도 4번 칠 거냐"고 묻자, 황재균은 천연덕스럽게 "오늘 잘 치면요"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양 감독과 내기를 걸기도 했다. 황재균이 단타나 타점을 올릴 경우 10만원을 받기로 했다. 또 경기에 이길 경우 50만원을 받기로 했단다.
황재균이 "주자 3루일 경우 안타 하나 치면 돼죠?"라고 묻자, 양 감독은 "아니야. 4번 타자는 희생플라이 하나만 날리면 돼"라고 농담을 주고 받기도 했다.
두산 역시 오장훈을 4번 타자로 깜짝 기용했다. 김동주는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빠졌다. 또 최준석은 올 시즌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가 있는 상황. 두산 김진욱 감독은 "오장훈이 4번을 칠 수 있는 펀치력이나 자질은 있는 선수"라고 했다.
두 팀은 최근 좋지 않다. 특히 주전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객관적인 전력 자체가 다운그레이드된 상황이다. 결국 '깜짝 4번 타자'라는 동병상련의 카드를 내밀었다. 부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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