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아물 상처는 아니다.
2년 전이었다. 이근호(27·울산)에겐 씻을 수 없는 아픔이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최종엔트리에서 탈락했다. 월드컵 전지훈련지였던 오스트리아에서 비보를 받았다. 당시에는 납득하기 힘들었다. '허정무호의 황태자'로 불리던 그였기 때문이다.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10경기에 출전, 3골을 터뜨려 한국의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러나 정작 결정적인 순간 선택을 받지 못했다. "최종예선 이후 슬럼프가 길었다"란 허정무 감독의 평가였다. 이근호는 A대표팀에서 2009년 3월 이후로 무려 16경기 무득점에 시달렸다. 한국으로 돌아가야했던 2010년 6월의 첫 날, 이근호는 아쉬움의 눈물을 쏟아냈다. '월드컵 예선용 선수'라는 비운의 꼬리표가 붙었다. 이근호는 그 때 느꼈다. '짧은 시간을 뛰더라도 강한 인상을 남겨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탈락 후유증은 극심한 슬럼프로 이어졌다. 유럽행 불발 뒤 우여곡절 끝에 일본 J-리그 주빌로 이와타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지만 감바 오사카로 이적한 뒤 주춤했다. 다시 태극마크를 찾기까지는 10개월이나 걸렸다.
또 다시 막이 오른 월드컵 최종예선이다. 구겨진 자존심 회복의 기회가 찾아왔다. '중동킬러'는 이근호의 또 다른 이름이다. 이근호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연전에서 2골-1도움을 기록했다. 8일 카타르 원정에선 멀티골을 폭발시켰다. 12일 레바논전에선 김보경(세레소 오사카)의 귀중한 결승골을 도왔다. 이근호는 A매치 42경기에서 기록한 13골 가운데 무려 10골을 중동팀을 상대로 뽑아냈다. A매치 28골(90경기)에서 10골을 중동팀 상대로 넣은 이동국, 23골(58경기) 중 11골을 기록한 박주영을 견줘도 전혀 뒤지지 않는 수치다. 이란 등 중동팀과 계속해서 경기를 치러야 하는 최강희 A대표팀 감독에게 이근호는 확실한 믿음을 안겼다. '이근호 골=중동불패'의 기분좋은 기록도 이어가게 됐다. 이근호가 골을 기록한 중동 국가와의 8경기에서 한국은 단 한번도 패하지 않았다. 7승1무. 영양만점의 골도 많았다. 10골중 1골은 데뷔골(2007년 이라크전), 3골은 결승골(사우디, 이라크, UAE전), 2골은 동점골(바레인, 카타르)이다. 하나같이 팀의 승리를 결정짓거나, 패배 위기에서 구한 천금같은 '한방'이었다. 또 최강희호 출범 이후 선발출전한 A매치 4경기에서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 2월 우즈베키스탄전(4대2 승)에서 이동국의 2번째골을 도왔고, 2월 쿠웨이트전, 이날 카타르전에서 잇달아 골을 쏘아올렸다.
'멀티 플레이어' 능력은 이근호의 최대 장점이다. 카타르전에선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나섰지만, 레바논전에선 섀도 스트라이커로 활약했다. 최강희표 '닥공'(닥치고 공격)의 형태에 따라 포지션 파괴의 중심에 선다. 소속팀 울산에서도 전술에 의해 포지션을 바꿔 공격에 색다른 맛을 가미시킨다. 최 감독의 장기인 '믿음'도 이근호를 일으켰다. 최종예선 탈락이란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었던 보약이었다. 2012년 '최강희호의 최강 해결사'로 떠오른 이근호, 그의 눈은 벌써 2014년을 바라보고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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