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에게 부담감은 적이다.
KIA 타자들에게서 부담감이 감지된다. 8개구단 중 득점, 홈런, 타점 등 공격지표 전반이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숫자 그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다. 진짜 문제는 악순환의 틀이다. 한번 갇히면 몸부림칠 수록 깊게 끌어당기는 늪 같은 덫이다.
그럴만한 환경이었다. KIA는 13일 넥센전에 앞서 코칭스태프 엔트리 변경을 단행했다. 백인호 작전코치와 이건열 타격코치를 2군으로 내리고 김종국 코치를 올렸다. 투수, 배터리 코치에 이은 올 시즌 세번째 코치진 이동.
코치의 2군행은 선수단에 긴장감을 조성하기 마련. 이날 경기에서 타자들은 타이트하게 움직이며 더 잘해보려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 변화는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했다. 곳곳에서 감지됐다. 득점 찬스에서 부담이 플레이에 좋지 못한 영향을 끼쳤다. 3회 김원섭의 홈대시 횡사, 5회 나지완의 삼구 삼진, 8회 이준호의 초구 공략, 김선빈의 3B0S에서의 공격 실패 등이 모두 좀 더 잘 해보려다 나온 '결과론적 실패'였다. 찬스 때 이른 카운트에서 배트를 내미는 건 심리적 측면에서 마음이 불안하다는 방증이다. 코칭스태프 이동 등에 따른 무거운 분위기가 영향을 미쳤다는 뜻이다.
하나 더 있다. KIA는 변화를 겪고 있는 중이다. 얼굴이 크게 바뀌었다. 투-포수진이 더욱 그렇다. 격변의 리빌딩 과정에서는 심리적 부작용이 필연적으로 나타난다. 기존 선수는 제 자리를 지키기 위해 불안하고, 신예 선수는 경험이 없어 불안하다. 이래저래 눈에 보이지 않는 실수들이 속출한다. 새로운 선수들을 발굴해 전력화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치뤄야 할 대가다. 선수단 전체에 심리적 불안감이 팽배해 있는 시점.
설상가상으로 에이스 윤석민을 비롯, 기둥 선수들 상당수는 몸이 썩 좋지 않다. 9회말 1사후 이택근에게 2루타를 허용한 신인 박지훈의 투구수는 이미 50개. 손가락에 힘이 빠져 눌러주지 못한 포크볼은 이미 딱 치기 좋은 스트라이크 존을 향해 떨어지고 있던 상황. 하지만 박지훈은 직구에 강한 박병호에게 또 다시 포크볼을 던지다가 끝내기 안타를 맞았다. 힘빠진 신인 투수를 대체해 올릴만한 불펜이 없는 KIA의 답답한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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