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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불신-불안, 불만폭발 하나은행

by 김세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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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터졌다. 이번엔 구속성 금융상품(꺾기) 영업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하나은행의 불공정영업행위를 적발했다. 지난달 직원 횡령 사고, 이사회 의사록 조작 등이 적발된 지 한달만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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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134개 영업점에서 2009년 10월 5일부터 지난해 7월 21일까지 180개 중소기업 및 신용등급 7등급 이하 저신용 개인고객들에게 204건(187억 6400만원)을 대출해주면서 83억 4100만원 규모의 예금을 받았다. 꺾기 영업을 했다는 얘기다. 꺾기는 은행법이 제한하고 있는 불공정 행위다. 금융기관이 대출이나 증권의 인수에 있어서 대출 조건으로 정기적금이나 정기예금의 가입 또는 CD의 매입을 요구해서는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금융사가 실적을 높이기 위해 약자에게 부당한 요구를 해선 안된다는 취지다.

일례로 일정 부채를 안고 있는 회사가 평가자산에 들어가지 못해 꺾기에 들어간다면 기존보다 적인 자산으로 평가를 받는다. 신용보증기금, 기술신용보증기금 등이 평가하는 보증한도액은 낮아진다. 상대적으로 높아진 부채비율에 보증한도액까지 낮아져 나중에 받는 대출금은 더욱 낮아진다. 기업의 자금회전력이 떨어져 신용등급이 낮아진다. 악순환이다. 특히 꺾기 영업의 피해 대상은 중소기업, 저신용자가 주를 이룬다. 대출을 위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금융사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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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은 이 같은 피해사례에 주목, 금융사의 꺾기 행위를 막기 위해 2010년 5월 꺾기 행위에 대한 과태료 조항을 신설해 운영중이다. 금융사 전반에 당부했다.

하나은행은 과태료 조항이 신설된 이후에도 꺾기 영업을 계속 한 것으로 드러났다. 과태료 조항이 생긴 시점인 2011년 1월 이후 63개 영업점에서 71개 차주에 대한 대출 73건, 40억 800만원의 취급과 관련해 71건, 22억4900만원 어치의 금융상품을 꺾기 형태로 유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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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관계자는 "적발된 예·적금은 모두 대출실행일 전후 1월 이내에 발생, 월수입금액이 대출금액의 1%를 넘는 전형적인 꺾기 상품"이라며 "강제로 유치한 금융상품의 월 수입금액은 13억1100만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하나은행은 내부에 꺾기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특정부서를 운영하고 있다. 2010년 5월 꺾기 행위를 제한하는 전산시스템까지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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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다는 얘기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금감원에 내부 직원의 국민관광상품권 불법 유통과정을 적발당한 바 있다. 감사만 제대로 이뤄졌다면 차단할 수 있는 문제로 금번 사안과 비슷한 유형이다. 똑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한 관계자는 "감사를 통해 적발할 수 있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은 시스템적인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을 하는 금융사의 특성상 내부 문제에 대해선 엄격한 잣대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 금융사라는 귀띔이다.

한번의 잘못은 실수라고 한다. 그러나 실수가 반복된다면 실수가 아닌 문제다. 하나은행은 국내를 대표하는 리딩뱅크를 목표로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등 몸집을 키우고 있다. 다만 상대적으로 내실을 다지는 데는 소홀한 듯한 인상이다. 금융업계는 고객의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한다. 하나은행이 진정한 리딩뱅로 나아가기 위해 신경 써야 할 것은 무엇일까. 고객신뢰를 위한 자정노력이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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