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다리 안 들고 쳐보고 싶어요."
LG 정성훈은 지난달 극심한 침체기를 겪었다. 4월의 맹타를 잊게 만들 만한 부진. 하지만 정성훈은 6월 들어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다. 조금씩 타격감을 찾더니 어느새 6일 목동전 이후 10경기 연속 안타 행진이다. 무엇보다 배트 중심에 공이 맞아가고 있다는 게 고무적이다.
중심 이동 타법, 치명적 약점을 갖고 있다
최근 다시 감을 잡은 정성훈에게 조심스레 슬럼프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언제나 그렇듯 '쿨'한 대답이 날아왔다, 그는 "원래 난 업다운(기복)이 심한 타자"라며 웃었다. 타격 사이클을 그래프로 그려보면, 항상 남들보다 위아래로 많이 요동친다고 했다.
이유는 하나였다. '중심 이동 타법'으로 불리는 그만의 독특한 타격폼 때문이다. 정성훈은 준비 자세부터 임팩트 순간까지 남들이 따라할 수 없는 독창적인 타격폼을 갖고 있다. 양발을 어깨 너비보다 좁게 벌리고 편하게 서있는 것부터, 왼 다리를 오른편으로 깊게 끌어당기며 힘을 모으는 자세까지. 축족으로 오랜 시간 버티고 있는 것을 보면, '외다리 타법'이라 부를 수도 있겠다.
이 타법은 임팩트 순간 공에 무게중심을 확실히 전달할 수 있다. 배트 중심에 맞기만 하면, 쭉쭉 뻗어나가는 장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타이밍을 맞추는 게 어렵다. 빠른 배트스피드를 가진 정성훈이지만, 한 번 타이밍이 어그러지기 시작하면, 컨택트 능력까지 와르르 무너진다. 정성훈이 스스로 기복이 심하다고 인정한 이유다.
코치도 못 말린 타격폼, "이렇게 밖에 칠 줄 몰라요"
이 타법은 어떻게 탄생한 걸까. 정성훈은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다리를 들고 쳤다. 어린 시절 힘이 없어 힘을 싣기 위해 다리를 들었던 것 같다"며 "중심 이동 타법이니 외다리 타법이니 그런 말들을 하지만, 정작 난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렇게 밖에 할 줄 모른다"는 말도 들렸다.
고치려고 해본 적은 없을까. 그는 프로무대를 처음 밟았던 시절을 떠올렸다. 1999년 해태 입단 후 정성훈은 김종모 타격코치의 지도 아래 처음으로 '찍어놓고' 치는 훈련을 했다.
1차 지명이긴 해도, 신인은 신인이었기에 불안하기 짝이 없는 정성훈의 타격폼은 당연히 '수정 대상'이었다. 하지만 정성훈은 좀처럼 적응할 수 없었다. 결국 훈련 때는 다리를 들지 않다가도 경기가 시작되면 다리를 들고 치는 패턴이 이어졌다. 다행히 결과가 좋았다. 정성훈은 그해 타율 2할9푼2리 7홈런 39타점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고, 그만의 타격폼을 사수할 수 있었다. 코치의 지도를 어겼지만, '난 이렇게 밖에 못 친다'는 사실을 타석에서 증명한 것이다. 그 이후 타격폼 수정은 한 차례도 없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고집 꺾은 4번타자 정성훈
하지만 코치도 이기던 그 고집은 조금씩 자취를 감추고 있다. 정성훈은 최근 왼 다리를 조금 덜 들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에겐 그저 '조금' 덜 드는 걸로 보일 지 모르지만, 10년 넘게 타격폼을 유지해온 그에겐 '큰' 변화였다.
"정말 별 짓을 다 해봤다." 극심한 슬럼프를 겪은 5월을 요약하는 그의 한 마디. 정성훈은 "다리를 덜 들어보기도 하고, 오래 들어보기도 하고. 수없이 변화를 시도했다. 경기 전에 아무 것도 안하고 가만 있어보기도 했다"며 "이번엔 슬럼프가 좀 오래 가더라. 원래 안 맞을 땐 무슨 짓을 해도 안 맞는다. 그게 내 약점"이라고 털어놓았다.
평소에도 이렇게 안 맞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정성훈은 "4번타자라는 중책을 맡고 있으니 부진이 더 크게 보인 것 같다. 평소에도 이런 사이클을 탔는데 다른 타순에 있을 땐 못해도 티가 덜 났다"고 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여기서 또다시 적용됐다. LG의 4번타자 정성훈은 슬럼프 탈출을 위해 몸부림쳤다. 예전엔 '그저 지나가겠거니' 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이번엔 달랐다. 경기 전후 끝없는 훈련을 반복했다. 결국 다리를 조금 덜 들고 난 뒤 타이밍이 맞아갔고, 그도 변화를 받아들였다.
정성훈은 "난 타석에서 타이밍만 생각한다. 남들보다 불리하다. 공에 대처할 시간도 적고, 다른 생각도 못한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우리 팀에 (이)병규형처럼 다리를 살짝 들고도 잘 치는 선수들이 얼마나 부러운지 모른다"며 "하지만 야구선수 모두의 자세가 같을 수는 없지 않나. 부러워도 어쩔 수 없다 생각하고 열심히 치고 있다"며 웃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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