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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투구 논란 잠재운 이용훈, 그 이후

by 류동혁 기자
13일 부산 두산전에서 교체된 뒤 안도감으로 주저앉은 이용훈의 모습. 그는 이제 더욱 강해진 모습으로 롯데 마운드를 지킬 것이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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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용훈(35)은 항상 오전 8시 정도에 일어나 아침을 챙겨먹는다. 홈경기나 원정경기나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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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최근 아침을 도통 먹지 못했다. 늦잠을 잤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부산 KIA전 부정투구 논란에 휩싸였다. 공의 실밥을 입에 가져갔다는 이유. 18일 전화통화에서 그는 "오해의 소지를 제공한 내 잘못이었지만, 당시 상상할 수 없는 스트레스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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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사흘동안 잠을 거의 자지 못했다. 하루 3시간 정도 잤다. 제대로 된 취침이 아니었다.

그리고 13일 부산 두산전에 출전했다. 그는 절실했다. "만약 이 경기에서 무너진다면 또 다시 추락할 것 같았다"고 했다. 올해는 그는 너무 잘 던진다. 5승2패, 평균자책점 2.70. 그러나 최근 2년간 2군을 전전했다. 적지 않은 나이라 은퇴 얘기도 심심찮게 흘러나왔다. 2군에서 퍼펙트 게임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1군에서 기회를 잡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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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마음의 부담을 안고도 너무 잘 던졌다. 5⅔이닝 2안타 무실점. 6회 2사 이후 롯데 양승호 감독이 교체를 요청하자, 그는 마운드에 푹 주저앉았다. 당시 투구수는 72개. '빠른 교체에 대한 아쉬움의 제스처'라는 얘기도 있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이용훈은 "감독님이 마운드로 걸어오실 때 속으로 '제발 교체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엄청난 압박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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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심판진에게 교체 사인을 냈고, 그제서야 안도감을 느낀 이용훈은 긴장이 풀려 서 있을 수 없었다. 그는 "프로에 들어와서 마운드에서 주저앉은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그는 2000년 삼성에서 데뷔한 베테랑 투수다. 그는 부정투구로 의심할 만한 동작은 전혀 취하지 않았다. 다만, 입으로 공을 몇 차례 불긴 했다. '(공을 입에 갖다대는) 습관이 신경쓰여서 공을 불었냐'고 묻자 "그냥 공에 묻은 로진가루를 떨어뜨리기 위해서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실 (부정투구 논란을 불러일으킨 일련의 행동이) 일종의 마음을 가다듬기 위한 의식이었는데, 그날은 마음 속으로 계속 다짐했다"고 덧붙였다.

결국 그는 큰 고비를 실력으로 돌파했다. 그동안 잠을 너무 못 잤다. 때문에 지난 3일 동안 숙면을 취했다. 아침을 먹지 못했다.

그는 19일 인천 SK전 선발이다. 이제 마음의 동요는 거의 없는 상태다.

그는 "지나고 생각해 보면 더 잘된 것 같다. 감독님도 '너 그 사건때문에 인지도가 많이 올랐다'고 농담을 하신다. 시즌 막바지에 그런 일이 터지는 것보다 중반에 발생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용훈은 더욱 강해졌다. 롯데 마운드의 든든한 힘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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