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게 달아오르는 여름 승부. 벤치 신경전은 메이저리그도 예외가 아니다.
탬파베이 우완 불펜 호엘 페랄타가 마운드에 올라 초구를 던지기도 전에 퇴장당했다. 글러브에 이물질(송진)이 있다며 부정투구 의혹을 제기한 상대팀 벤치의 어필이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20일(이하 한국시간)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워싱턴과의 원정경기. 페랄타는 5-4로 앞선 8회말 선발 데이비드 프라이스에 이어 두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를 상대하기 위해 몸을 풀던 중 워싱턴 데이비 존슨 감독이 주심에게 문제를 제기했다. 페랄타의 글러브 안의 이물질 여부를 체크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검사를 한 심판진은 "페랄타의 글러브 안에 상당량의 송진이 발견됐다"며 바로 퇴장을 선언했다.
페랄타 본인은 물론 탬파베이 조 매든 감독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페랄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졌다.(탬파베이 5-4 워싱턴) 아주 잘된 일"이라며 비아냥댔다. 매든 감독은 한때(2010년) 워싱턴에서 뛰던 투수의 글러브 체크를 요구한 존슨 감독에 대해 "비열하다"는 단어까지 써가며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현했다.
하지만 페랄타는 '의도적으로 송진을 글러브에 묻혔느냐'는 질문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페랄타는 "타격훈련을 포함, 매일 쓰는 글러브였고 날씨가 더웠다. 내가 말할 수 있는 전부"라며 직접적인 해명을 피했다. 매든 감독 역시 "페랄타의 글러브에 송진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는 부인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일반적 관행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송진은 주로 타격 훈련 시 배트의 미끄러짐 방지용으로 쓰인다. 타격 연습을 하는 과정에서 손과 글러브에도 자연스럽게 묻을 수 있다. 하지만 페랄타의 글러브 안의 송진은 자연스럽게 묻었다고 보기에는 양이 너무 많았다는 것이 심판진의 판단이다. 투수에 따라 다르지만 송진을 묻히고 던질 경우 손과 공의 접지면에 밀착감이 높아져 보다 효과적인 투구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순위 싸움이 치열할 수록 부정 투구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과거 애리조나 시절 김병현의 파스 사건과 LG 박명환의 양배추 사건 등 웃지 못할 황당 사건에서부터 실제 의심의 여지가 있는 스핏볼 논란도 여전하다. 최근 국내에서도 롯데 이용훈이 마운드에서 실밥을 물어뜯는 동작을 취함으로써 부정투구 논란의 중심에 선 적이 있다. 승부가 과열될 경우 건강 목걸이나 장식품 등 관행적인 착용물을 놓고 벤치 신경전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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