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주말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장동건(김도진 역)은 세 번의 사업 부도로 당했던 충격으로 생긴 '단기기억상실증'을 앓고 있다. 짧으면 몇 시간, 길면 하루를 통째로 잊어버려 평소 녹음기를 들고 다니기도 한다. 짝사랑 대상인 김하늘(서이수 역)과 첫키스를 하고도 다음날 까맣게 잊어버렸다. 이런 증상이 실제로도 가능할까? 고대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인과 교수는 "극중 장동건의 증상은 과거 충격으로 인한 건망증"이라며 "기억에 문제가 생기는 이유는, 뇌에 물리적인 큰 충격을 받았거나 심리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사건을 겪었기 때문으로 나눠진다"고 말했다. 장동건은 신체적으로 큰 사고를 당한 것이 아니라 세 번의 부도로 자존심, 돈, 사람까지 잃었기 때문에 그 스트레스로 인한 기억장애가 생긴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말하는 '단기기억상실증'과는 좀 거리가 있다. 정인과 교수는 "떠오르기조차 싫은 과거를 일부, 혹은 통째로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단기기억상실증이며, 과거 일은 기억하되 그때의 스트레스로 인해 일상의 일들을 자주 잊어버리는 것은 건망증"이라고 말했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와도 다르다. 정 교수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는 기억력에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며, 오히려 안 좋았던 일을 잊지 못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미진 헬스조선 기자 leemj@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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