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촘한 순위 판도가 흔들릴 조짐이다.
부상선수들이 속출하고 있다. 전력의 핵을 이루고 있는 주전선수들이 대거 이탈해 상대적으로 충격이 큰 팀도 있다. 23일에는 넥센 강정호, LG 봉중근, 두산 손시헌, KIA 한기주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하나같이 부상 때문이다.
무더위와 장마가 본격화되는 계절, 선수들도 지치기 시작한다. 매년 여름이면 부상 선수들이 한꺼번에 몰리는데, 올시즌에는 다소 일찍 찾아온 느낌이다. 이에 따라 3개월 가까이 이어져 온 사상 유례가 없던 순위 경쟁에 변화가 일 전망이다.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지만, 지금의 상황은 그와는 무관하다. 오로지 선수들의 부상 이탈로 체제가 흔들리는 팀이 생기기 시작했다.
LG, 두산, 넥센 등 서울 연고 3팀이 약속이라도 한 듯 부상에 신음하고 있다. 한때 여유있게 5할 이상의 승률을 유지하며 상위권을 지배했던 세 팀은 이날 현재 공동 4위에 랭크돼 있다. 똑같이 승률 5할 마지노선을 간신히 지켜내고 있다.
LG는 23일 잠실 롯데전서 연장 10회 끝에 4대6으로 역전패를 당하며 충격의 2연패를 당했다. 전날 봉중근의 블론세이브로 말미암아 5대6으로 역전패했던 LG는 5할 미만으로 떨어질 위기에 몰렸다. 이전 10차례 5할 미만 추락의 위기를 모두 이겨낸 LG지만, 6월 하순으로 접어든 지금은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비록 시즌 첫 블론세이브를 했지만 여전히 믿을만한 공을 던지는 봉중근이기에 그의 2군 강등은 LG에게 예사롭지 않은 충격이다. LG는 봉중근 이전에도 이대형 서동욱 이승우 김기표 등이 최근 1주일새 전력에서 제외돼 '위기론'이 대두됐던 터다.
두산은 간판타자 김동주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지난 22일 2군으로 내려갔다. 왼쪽 햄스트링 부분 파열로 회복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햄스트링 부상은 '반복성'이라는 특징 때문에 회복한다 하더라도 재발 확률이 높다. 내야진의 핵인 손시헌도 발목 부상으로 빠졌는데, 이 또한 수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중 넥센과의 3연전까지 최근 3연속 위닝시리즈로 상승세를 탔던 두산에게 다시 위기가 찾아온 셈이다.
넥센의 추락은 타선 침체에서 비롯됐다. 23일 삼성전까지 최근 6경기 팀타율이 1할9푼4리다. 폭발적인 타격으로 매경기 활기가 넘쳤던 넥센은 요즘 침묵하는 타선 때문에 흥미가 반감된 것도 사실이다. 이날 강정호가 왼쪽 정강이 봉와직염으로 1군서 빠진 것이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팬들의 뜨거운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5월26일부터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는 SK도 사실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 박희수-정우람 듀오가 지난 21일 동시에 1군에서 빠졌다. 최강 불펜 듀오를 뒤에 두고 경기를 편안하게 펼쳐왔던 SK는 새로운 대비책을 준비하는데 여념이 없지만, 대안이 뚜렷하지 않다.
이날 현재 선두 SK와 최하위 한화의 승차는 10경기. 여전히 판도는 오리무중이지만, 부상 변수는 각 팀에 생각보다 큰 타격을 입힐 공산이 크다. 두산 김진욱 감독, 삼성 류중일 감독, 롯데 양승호 감독 등은 6월 들어서도 좀처럼 판도가 변하지 않자 한 목소리로 "7월 올스타 브레이크 즈음 되면 갈라질 것"이라고 했다. 이들의 예상보다 한 달 정도 앞서 틈이 생기기 시작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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