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의 중고신인 서건창이 데뷔 후 처음으로 5번타자로 출전했다.
지난해 넥센에 신고선수로 입단한 내야수 서건창은 올 시즌 주로 2번이나 9번 타순에 출전해왔다. 그러나 24일 목동 삼성전에는 5번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서건창이 데뷔 후 첫 클린업트리오 대열에 합류한 이유는 강정호가 전날 왼쪽 종아리 봉와직염으로 입원하며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기 때문이다. 중심타선의 한 축이 사라지자 넥센 김시진 감독은 23일에는 베테랑 강병식을 5번타자로 기용했었다. 그러나 강병식은 5타수 1안타에 그쳤고, 타점은 1개도 수확하지 못했다. 결국 넥센은 이날 5대8로 역전패했다.
클린업트리오의 마지막 축인 5번 타순은 정확성과 장타력을 겸비한 타자가 나서는게 정석이다. 주자가 득점권에 있을 확률이 많기 때문에 타점을 쓸어담을 수 있는 눙력이 필요하다. 삼성 5번 박석민이 이에 가장 부합하는 5번 타자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KIA 5번 최희섭도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서건창은 박석민이나 최희섭과는 유형이 전혀 다른 5번이다. 작은 체구에 빠른 발을 지녔기 때문에 테이블세터진으로 나서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 23일 경기까지 타율 2할9푼7리(192타수 57안타)에 21타점 24득점 11도루를 기록했는데, 장타율은 3할9푼6리에 그쳤다. 장타율 6할7푼3리를 기록한 강정호보다 2할7푼7리나 낮다. 홈런은 1개도 못친 대신 2루타를 13개, 3루타를 3개 때려냈다. 2루타는 팀내 3위, 3루타는 팀내 1위다.
이런 서건창을 5번으로 낸 것은 김시진 감독의 '고육지책'이다. 팀내에서 이택근과 강정호를 빼고 보니 마땅히 5번을 맡아줄 인물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서건창의 기록이 가장 좋았다. 서건창은 6월 들어치른 19경기에서 무려 3할5푼3리(68타수 24안타)의 고타율로 팀내 1위를 기록중이다. 게다가 타점도 9개나 기록해 박병호(16개)와 강정호(12개) 다음으로 찬스게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서건창은 중요한 순간에 해결사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올시즌 3개의 결승타를 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 또한 박병호(6개) 강정호, 이택근(이상 4개)에 이어 팀내 4위다. 사실상 기존의 클린업트리오(이택근-박병호-강정호)를 제외하고는 팀내에서 서건창만큼 5번에 어울리는 인물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김 감독이 서건창에게 기대하는 것도 이런 기록에 나타난 면모로 분석된다. 호쾌한 홈런 한방이 아니라, 득점권에 있는 주자를 홈에 불러들일 수 있는 적시타를 때려내는 능력이다. 주자가 많을 경우 2루타나 3루타가 터지면 홈런에 버금가는 임팩트가 생길 수 있다. 만약 서건창이 이러한 김 감독의 의도에 부흥하는 활약을 첫 선발 5번 출전경기에서 보여준다면 당분간 넥센은 5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다. 더불어 서건창 역시 신인왕에 성큼 다가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목동=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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