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처럼 소재가 무궁무진하지도 않으며, '1박2일'처럼 캐릭터 놀이가 자유롭지도 않다.
지난 2010년 7월 첫선을 보인 '런닝맨'이 장르와 소재의 한계를 극복하고 24일 방송 100회를 맞았다.
SBS '일요일이 좋다'의 한 코너로, '국민 MC' 유재석이 메인 진행자로 나섰지만 '런닝맨'의 행보는 결코 순탄치 않았다. 방송 초반 '유재석의 시대는 갔나'라는 의문이 제기됐고, 생소한 포맷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 평균 한자릿수 코너 시청률을 기록하며 상당 기간 부진을 겪었던 '런닝맨'은 이제 살벌한 예능 전쟁터에서 최후의 1인자로 살아남았다.
'런닝맨'의 100회 맞이는 급변하는 방송환경에서 기념비적인 의미를 지닌다. 시청률에 따라 문을 열고 닫는 프로그램이 넘쳐나는 이 때 '런닝맨'의 영광의 비결을 살펴봤다.
'유느님'유재석의 힘
방송가에서는 유재석과 강호동의 진행 스타일을 자주 비교 분석한다. 둘 다 맡았다 하면 중박 이상은 하는 대형 MC라는 공통점도 있지만 두 사람이 진행자로서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런닝맨'이 뚝배기처럼 천천히 달아오른 데에는 유재석의 진행 스타일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강한 카리스마로 다소 밀어부치기식 진행을 선보이는 강호동과 달리 유재석은 조용한 리더십을 발휘한다. 대신 인내를 갖고 멤버들의 리액션을 이끌어내고 캐릭터를 발굴해내는 MC형이다. 전문 예능인이 아닌 개리, 송지효, 이광수 등의 가능성을 찾아내는 데 있어 시간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여기에 캐릭터 만들기에 다소 제약이 있는 게임이 활용되면서 메인 MC의 역량은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결국 '런닝맨'의 성공은 조용한 카리스마의 소유자 유재석의 각고의 노력과 인내의 결과인 셈이다.
기상천외한 게임의 힘
'런닝맨'의 포맷은 초반 시청자들에게 생소하게 다가갔다. 야외에서 출연진이 각자의 캐릭터를 갖고 만들어가는 리얼 버라이어티 형식 같기도 하면서, 그와는 또 다른 컨셉트로 진행돼 정체를 알 수 없는 변종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무한도전', '1박2일'과 달리 '런닝맨'은 게임이라는 장치를 전면에 내세워 캐릭터의 맛을 살리는데 집중하기 어렵다. 그리고 매회 선보이는 게임 또한 기상천외한 경우가 많아 이를 이해하는 시청층이 다양하지 못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런닝맨'만의 독특한 컨셉트가 리얼 버라이어티에 대한 시청자들의 싫증과 맞물려 큰 힘을 발휘하게 된 셈이다. '런닝맨'의 조효진 PD는 "모든 아이템을 게임과 접목하면서 멤버들의 캐릭터를 살리는 데 어려움이 따르지만 게임을 빼면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훼손되기 때문에 포맷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유지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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