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양승호 감독은 26일 부산 한화전을 시작하기전 '땜질 야구'에 대한 만족감을 표시했다.
"1군 멤버들이 부상 등으로 빠진 공백을 돌며가며 막아주는 선수들이 있어서 힘겹게나마 패배를 면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양 감독은 "주워먹은 경기"라는 표현을 동원해 겸손함을 보였지만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공백을 메워주는 선수들을 무척 고마워했다.
롯데의 '땜질 야구'는 이날 한화전에서도 효과를 발휘했다. 주인공이 비주전급이 아닌 주전급으로 바뀌었다 뿐이다.
이날 '땜질 야구'의 중심은 좌익수 김주찬이었다. 김주찬은 부상 중인 전준우를 대신해 톱타자로 출격했다.
전준우는 지난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 도중 홈으로 쇄도하다가 LG 포수 윤요섭의 헬멧에 얼굴을 부딪혀 아랫 입술 안쪽이 찢어지는 부상을 해 13바늘이나 꿰맸다.
다행히 밥 먹을 때 불편할 정도의 부상이어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굳이 안 뛰어도 좋았을 걸 너무 의욕이 앞섰다"고 아쉬워하던 양 감독은 궤맨 입술의 부기도 있고 통증이 남아 있는 만큼 선발 출전 명단에서 전준우를 제외했다. 대신 전준우를 타선 명단 최상단에 올렸다.
지난 19일 SK전에서 1번 타자로 출전하는 등 김주찬에게 1번 타자가 생소한 자리는 아니다. 그래도 전준우가 롯데의 주전 톱타자로 자리를 잡아왔기에 다친 동료를 대신해 중책을 맡았으니 어깨가 무거울 법했다.
하지만 평소 "1번이든 2번이든 타순은 의미없다"고 말했던 대로 김주찬은 이날 가장 효과적인 땜질용 톱타자였다.
이날 양팀의 경기는 팽팽한 투수전으로 박진감을 없었다. 그나마 롯데가 가랑비에 옷젖는 득점으로 간간이 만세를 불렀다. 이 때마다 중심에 선 이가 김주찬이었다.
김주찬은 1회 첫 타석부터 좌중간 2루타로 출루한 뒤 이어진 1사 3루에서 손아섭의 희생플라이에 힘입어 처음으로 홈을 밟았다.
이후 양팀의 공격이 내내 침묵하다가 6회 롯데의 추가점이 나올 때도 홈은 김주찬의 몫이었다. 선두타자로 나와 좌전안타로 물꼬를 트더니 2사 만루까지 전개된 찬스에서 박종윤의 볼넷에 힘입어 또 홈을 밟았다.
김주찬은 7회 첫 범타였던 2루수 플라이로 물러나기 전까지 3타석 연속으로 출루를 하며 톱타자의 교과서를 충실하게 이행했다. 3타수 2안타 2득점으로 3대0 승리에 선봉에 선 김주찬은 전준우의 부상 걱정을 덜어주기에 충분했다.
김주찬은 "계속 연승을 이어가게 돼서 특별히 기쁘다. 선두타자인 만큼 살아나가려고 집중한 게 좋은 결과를 낳은 것 같다"면서 "팀원들의 부상이 많은데 다들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 궂은 날씨 속에서도 뜨겁게 응원해주신 팬들께도 감사한다"고 말했다.
부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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