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5연승 KIA 반전의 화두는 '절실함'

by 정현석 기자
24일 오후 광주 무등경기장에서 2012 프로야구 SK와 KIA의 경기가 열렸다. 9회말 1사 만루서 이용규의 내야 땅볼 때 유격수 실책으로 승리를 거둔 후 KIA 홍성민이 동점타의 주인공 윤완주(맨 왼쪽)에게 물을 뿌리며 기뻐하고 있다.광주=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2.06.24.
Advertisement
프로야구 삼성과 KIA의 경기가 21일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펼쳐졌다. 이준호가 2회초 1사 만루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김평호 코치의 축하를 받고 있다.대구=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06.21/
4연패의 LG와 3연승의 KIA가 27일 잠실 야구장에서 만났다. KIA 최향남이 6대4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라 무실점으로 틀어 막고 복귀 첫 세이브를 올렸다.잠실=조병관 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2.06.27/
5연패중인 LG와 4연승의 KIA가 28일 잠실 야구장에서 만났다. KIA 김진우가 선발 등판 LG 타선을 상대로 역투를 하고 있다. 김진우는 4승 4패를 기록중이다.잠실=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2.06.28/
5연패중인 LG와 4연승의 KIA가 28일 잠실 야구장에서 만났다. KIA 조영훈이 6회 타석에서 우월 만루 홈런을 치고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잠실=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2.06.28/

선동열 감독은 "더 떨어질 곳도 없다"고 했다. 바닥을 치면 올라갈 일만 남는다는 희망적 암시가 섞여 있었다.

Advertisement

실제 그랬다. 위기는 곧 기회였다. 파죽의 5연승. 반전의 계기는 확실히 마련했다. 꺼져가는듯 했던 KIA 야구의 부활. 반전의 원동력은 절실함에서 나왔다. 선 감독이 '굴러들어온 복덩이'라고 했던 최향남과 조영훈이 그 중심에 있다. 최향남은 지난해 팔꿈치 수술 기로에 섰다. 결국 7월 롯데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팔꿈치가 아픈 불혹의 노장투수. 누구나 은퇴를 예상했다. 하지만 늘 도전의 삶을 살아온 풍운아에게 포기란 없었다. 미국으로 건너가 중학교 유학생 야구부를 가르치며 공을 놓지 않았다. 어느날 갑자기 최향남은 고향팀 KIA의 광주구장에 나타났다. 마흔둘의 입단 테스트. 불펜피칭 10개만에 선동열 감독은 "됐다. 그만해라"라고 했다. 합격이었다. 이후 행보는 자신의 피칭 스타일답게 빨랐다. 2군→추격조→필승조→마무리 코스 요리를 먹듯 최단기간 내에 섭렵했다. 선 감독은 "지금도 원정 때 최향남과 사우나에서 우연히 만나 얘기를 나눌 때가 있다. 미국에서 햄버거 먹으며 야구했던 이야기를 하더라. 그만큼 야구에 열정이 있다는 뜻"이라며 정신력을 높게 평가했다. 최향남에게는 하루하루가 축복이다. "지금 마운드에서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드릴 일"이라고 말한다.

조영훈도 가장 절실한 시점에 붉은색 유니폼을 입었다. 건국대 시절 대학 대표팀 4번 타자 출신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지만 먼 길을 돌아야 했다. 속절 없이 세월만 흘러 어느덧 서른. 이승엽 복귀로 1루 주전 확보가 더 힘들어졌다. 앞이 캄캄하던 차. 벼랑 끝에서 구원의 손길을 만났다. 옛 스승 선동열 감독이 류중일 감독에게 부탁해 트레이드를 통해 KIA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 첫날 선 감독은 긴 말을 하지 않았다. "잘왔다. 준비해"가 전부였다. 6경기 내내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믿음은 결실을 맺었다. 장타 가뭄이 극심했던 팀에 단비를 뿌렸다. 드넓은 잠실벌에서 펼쳐진 LG와의 3연전에서 각각 적시 3루타→2타점 2루타→만루홈런(데뷔 첫)을 날렸다. 3경기에서 쓸어담은 타점만 8개. 조영훈은 "벼랑 끝에서 찾아온 기회다. 1경기 1경기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임한다. 더는 후회하고 싶지 않다"며 이를 악물었다.

Advertisement

절실함의 야구. 김진우도 빠뜨릴 수 없다. 사실 그는 소리 없이 큰 일을 하고 있다. 성적(4승4패, 4.79)을 떠나 서재응과 함께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켜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놀라운 일이다. 지난해 복귀 이전까지 무려 4년의 공백이 있었다. 선동열 감독도 "그동안 직구 제구가 안돼 조금 힘들었지만 이렇게 선발로 버텨주는게 어디냐. 계속 시켜볼 것"이라며 대견해 했다. 방황의 시절. 그는 "KIA타이거즈 유니폼을 다시 입는 것만 생각했다. 다른 바람은 없다"고 말했다. 그 절실함이 빠른 궤도 진입을 도왔다. 현재의 김진우를 지탱해주는 힘이다.

신예 야수들에게서도 절실함이 느껴진다. 이준호와 윤완주가 주인공. 군산상고-고려대를 나온 이준호는 신고선수 출신이다. 3군→2군을 거쳐 안정된 수비와 빠른 발, 근성으로 1군 기회를 잡았다. 26일 LG전에서는 결정적인 순간 3안타와 5회 동점을 막는 기막힌 다이빙 캐치로 팀에 승리를 선사했다. 이준호가 기댈 곳은 오직 패기와 열정 뿐이다. "야구를 하면서 두렵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야구의 소중함을 알았다"고 말한다.

Advertisement

90번째 지명으로 KIA 유니폼을 입은 대졸 신인 윤완주도 악바리다. 6월 첫 위닝시리즈이자 연승의 출발점이던 23,24일 광주 SK전에서 그는 승리의 주역이었다. 부상중이던 김선빈의 공백을 메우며 22일 3안타, 23일에는 9회말 동점적시타를 날렸다. 내·외야가 동시에 가능해 활용폭이 넓다. KIA를 변화시키고 있는 절실함의 기적. 작은 변화가 역사를 바꾼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