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 경사가 났다. 하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반쪽짜리 경사다.
롯데는 2012 프로야구 올스타전 베스트10 투표 결과 10개의 포지션 중 9개 자리에서 1위를 차지했다. 2일 발표된 베스트10 인기투표 5차집계 결과 포수 강민호가 전체득표 1위 기록을 5주 연속 이어갔고 2루수 부문 조성환을 제외한 모든 후보 선수들이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아구에 대한 열정이라면 둘째 가라면 서러울 롯데팬들의 힘이 제대로 발휘됐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조성환도 SK 정근우와의 표차가 크지 않아 언제 뒤집힐지 모르는 상황이라 전포지션에서 롯데 잔치가 벌어질 가능성도 크다. 물론 아직 롯데 선수들이 올스타로 확실히 뽑힌 것은 아니다. 하지만 투표 종료가 1주일 앞으로 다가왔고 투표가 진행돼온 상황을 봤을 때 현재의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프로선수로서 올스타전에 출전한다는 사실 자체가 가문의 영광. 구단도 기쁘다. 1명의 올스타만 배출해도 기쁠 상황에 이렇게 많은 수의 올스타를 배출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경사다.
하지만 이번 올스타전을 앞두고는 마냥 기뻐할 수 없다. 최근 10구단 창단 문제로 열린 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 임시총회에서 선수들이 올스타전 보이콧 선언을 하며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팬들의 소중한 투표로 선발된 올스타 선수들이 경기를 뛸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다. 더 큰 문제는 올스타전 출전거부에 관한 징계건이다. 별다른 사유 없이 올스타전 출전을 거부하는 선수는 10경기 출전정지라는 규정이 있다. 선수협이 "1명이라도 징계를 받게 된다면 파업도 불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리그 중단이라는 극단적인 일은 그 파장을 예상했을 때 어떤 식으로든 제지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신성한 규정을 무시할 수도 없는 일. 만약 어떤 방식으로든 불참선수에 대한 징계가 내려지며 리그가 운영될 시 가장 타격을 받는 구단은 롯데가 될 수밖에 없다. 누구는 징계를 하고, 누구는 징계를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주전 선수 모두가 빠진 채 10경기를 치러야할 것을 상상해보자. 올시즌과 같은 치열한 순위싸움 속에서는 대재앙이다. 현장의 일부 야구관계자들은 "야구팬들이 이 문제 때문에 일부러 롯데 선수들에게 투표한다는 농담이 나온다"라고 말할 정도. 그래서 이번 투표결과를 본 롯데 관계자들의 걱정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롯데의 한 고위관계자는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우리만 손해를 볼 수는 없는 일이다. 경기를 하든 말든 우리는 선수들을 대전구장으로 보내서라도 불이익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게 되면 롯데 선수들은 구단과 선수협의 이해관계 속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한 관계자는 이 문제에 대해 "우리는 최선을 다해 올스타전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올스타전 보이콧 문제에 대해서는 계속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고 안타까워하며 "아직 상황이 발생하지 않아 자세하게 입장을 밝힐 수는 없지만 특정 구단에 크게 불이익이 돌아간다면 규정에 있더라도 징계를 내릴지, 말지에 대한 논의를 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론은 하나다. KBO와 각 구단, 그리고 선수협이 대화를 통해 지금의 국면을 헤쳐나가 제대로 된 올스타전을 치르면 된다. 롯데 뿐 아니라 올스타전에 출전할 모든 선수들이 떳떳하게 올스타 유니폼을 입을 수 있게 만들면 이런 귀찮은 고민은 할 필요도 없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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