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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윤석민, '에이스'의 참모습을 되찾은 두 가지 비결

by 이원만 기자
프로야구 두산과 KIA의 경기가 4일 광주 무등야구장에서 펼쳐졌다. 윤석민이 8회초 1사 1,3루 김재호를 병살로 처리해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치고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광주=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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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의 귀환'은 강렬하고 짜릿했다. 지난해 투수부문 4관왕을 차지하던 당시의 포스가 오랜만에 다시 실체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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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에이스 윤석민에 관한 이야기다. 윤석민은 지난 4일 광주 두산전에 선발로 나와 8이닝 동안 안타 4개만 맞으면서 2삼진 무4사구 피칭으로 점수를 내주지 않은 채 팀의 1대0, 영봉승을 이끌었다. 윤석민이 8이닝 동안 던진 공은 딱 100개로 이닝당 12.5개 꼴이었다. 무척이나 공격적으로 타자와 승부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구위로 보나 공의 갯수로 보나 시즌 두 번째 완봉승도 가능한 페이스였다.

모처럼만의 호투다. 윤석민은 지난 5월 11일, 마찬가지로 광주구장에서 두산을 상대로 완봉승을 거둔 바 있다. 이후 약 두 달간, 윤석민은 제대로 된 '에이스'의 모습을 뿜어내지 못했다. 이후 6번의 선발 등판에서 2승3패를 거뒀는데,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한 것은 겨우 두 번 뿐이었다. 나머지 4번은 5이닝 미만에서 마운드를 내려오곤 했다. 컨디션 난조로 2군에 다녀오기도 했다. 때문에 윤석민의 몸상태와 구위저하에 관한 여러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윤석민은 보란듯, 지난해 4관왕다운 위력투를 선보이며 '에이스의 귀환'을 선포했다. 과연 윤석민은 어떤 변화를 통해 예전의 위력을 되찾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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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디션이 안좋아도, 타자한테만 이기면 된다

올해는 윤석민 뿐만 아니라 한화 류현진과 두산 김선우 등 토종에이스들의 고전이 시즌 초반 빈번히 나타났다. 야구계에서는 이들의 부진을 두고 불운하다거나 구위가 전보다 떨어졌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KIA 선동열 감독은 조금 달랐다. 불운이나 구위저하로 설명하기에 앞서 에이스들이 스스로 이런 위기를 극복해야만 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선 감독은 "컨디션이 늘 좋을 수는 없다. 몸이 안좋더라도 극복해내야 진짜 에이스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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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이 4일 광주 두산전에서 호투한 비결도 이런 맥락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진정한 에이스의 자각과 책임감을 보여준 것이다. 경기를 마친 윤석민은 이런 말을 했다. "오늘 컨디션이 사실 별로 안좋아서 한편으로는 걱정이 됐다. 실제로 1회부터 3회까지는 경기를 풀어나가는 게 힘들 정도였다. 그런데 잘 버티다 보니 뒤로 갈수록 컨디션이 좋아졌다".

컨디션이 안좋았지만, 어떻게든 그 상태에서라도 타자를 이겨냈다는 설명이다. 경기 내용만 봐서는 "1~3회가 정말 어려웠다"는 윤석민의 말이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다. 윤석민은 1회 선두타자 이종욱에게 1루수쪽 내야 안타를 내준 이후 3회까지 9명의 타자를 범타처리한다. 실점 위기도 1회 내야안타 후 희생번트와 내야 땅볼로 된 2사 3루가 전부였다. 투구수는 각각 10개(1회)-10개(2회)-12개(3회)로 아주 경제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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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런 기록에는 마운드에 홀로 선 투수들의 생생한 숨소리가 담겨있지는 않다. 윤석민은 이날 경기초반 마운드에서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컨디션이 영 별로인데, 지금 이 공을 던지면 얻어 맞을텐데, 과연 뭘 어떻게 던져야 타자들이 속아줄까'.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았지만, 윤석민의 머릿속에서는 또 다른 전쟁이 벌어진 셈이다.

윤석민은 "사실 컨디션이 안좋을 때 타자를 이기는 법에 대해서는 예전부터도 늘 고민해왔다. 그간 결과가 좋을 때도 있었고, 안좋을 때도 있었지만 그러면서 나만의 노하우가 쌓여간다. 만약 내가 지면 팀이 또 연패에 빠지게 되는 상황이라 더 신중하게 공을 던졌을 뿐이다"라며 에이스의 책임감이 결국 안좋은 컨디션을 극복하고 타자를 이겨낸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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