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죽으러 가는거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하하."
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목소리는 예상 외로 밝고 담담했다. "생각보다 목소리가 괜찮은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을 건네자 "저 그럼 울다가 다시 전화 받을까요"라는 농담 섞인 대답이 돌아온다.
롯데 신인 내야수 신본기가 5일 수술대에 올랐다. 신본기는 지난 27일 부산 한화전 수비 도중 슬라이딩 캐치를 하다 왼쪽 어깨가 탈구되는 부상을 당했다. 신본기는 곧바로 덕아웃에서 빠진 어깨를 끼워 맞추는 응급조치를 받았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뼈가 어긋나며 관절을 찢어 통증이 생겼기 때문이다. 정확한 진단명은 좌측 견관절 와순 파열이었다. 서울 김진섭정형외과에서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은 신본기는 이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신본기는 "통증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앞으로 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꼭 수술을 해야한다고 하더라. 아예 빨리 수술을 하고 재활을 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재활에 최소 1년이 필요하다는 얘기에는 "정확한 얘기는 듣지 못했다. 열심히 재활운동을 하면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본기는 매사에 성실하고 씩씩한 선수다. 그래서 이번 일도 '쿨'하게 넘기고 싶다. 하지만 신본기도 프로선수이기 이전에 사람이다. 데뷔 첫 해 그 어렵다는 1군 엔트리 진입에 성공, 착실하게 프로선수로 커리어를 쌓아가는 시점에서 찾아온 불의의 부상.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신본기는 "차라리 어디에 부딪히거나, 다른 선수와 충돌해 이렇게 수술대에 올랐다면 덜 억울했을 것"이라며 "습관성 탈구도 아니다. 태어나서 처음 어깨가 빠졌다. 그 때 내가 왜 무리하게 슬라이딩 캐치를 시도해 이런 부상을 자초했는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가장 아쉬운건 안타까워하시는 부모님을 볼 때다. 신본기는 "나도 나지만 부모님께서 너무 속상해하시는게 맘에 걸린다"고 말했다.
롯데로서도 안타깝다. 박준서, 정 훈이 전천후 내야 백업요원으로 좋은 활약을 해주고 있지만 신본기의 팀 내 존재감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1루를 제외한 내야 전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데다 수비 실력만 놓고 보면 기존에 주전으로 나서는 선배들보다도 안정감이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질 시즌 후반, 그리고 플레이오프에서 안정감있는 내야 대수비 요원은 모든 팀에 필요조건이다.
신본기는 수술 후 4~5일 정도 입원치료를 받은 뒤 재활군에 합류할 예정. 신본기는 "수술 잘 받고 재활훈련도 열심히 해 꼭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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