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양승호 감독이 5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전날 경기를 복기하면서 계속 웃었다. 생각할수록 재밌는 일들이 연이어 터진 것.
롯데가 역전한 4회말부터 웃음이 터졌다. 첫 주자는 9번 용덕한. 3-1로 역전한 뒤 이어진 1사 2,3루서 초구 파울 이후 2구째에 용덕한이 갑자기 스퀴즈번트를 시도했다. 스퀴즈를 예상했던 SK 배터리는 공을 밖으로 뺐고, 용덕한은 번트를 대기 위해 점프까지 했다. 마치 지난 82년 세계선수권 결승전서 김재박 감독이 했던 개구리 번트'를 연상케했다. 그러나 공은 배트에 맞지 않고 SK 포수 정상호의 미트로 들어갔다. 3루주자가 홈으로 대시했다면 협살에 걸려들 위험한 상황.
그런데 3루주자였던 황재균은 전혀 홈으로 뛰지 않고 있었다. "용덕한의 사인미스지"라는 양 감독은 "내가 용덕한이 번트 실패하는 걸 보고 황재균을 봤는데 황재균은 자기가 사인 미스를 했나싶어서 여기저기 눈치를 보더라고."
5회말 홍성흔이 우측의 행운의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홍성흔이 1루쪽으로 두팔을 머리 위로 올려 하트 모양을 만들었다. 가족이 왔나 했는데 그 사인이 사실 양 감독에게 한 것이었다고.
"아직 갈비뼈 때문에 뛸 때 숨이 막힌다고 해서 바꿔줄까하고 사인을 보냈는데 괜찮다는 사인을 하트로 보내더라고"라며 기가찬 듯한 표정을 지었다. 홍성흔은 "감독님께서 바꿔줄까하고 사인을 보내시길래 괜찮다는 뜻으로 동그랗게 원을 그리려고 했는데 빗맞힌 안타를 쳐서 쑥스러워 손이 움츠러들다보니 하트가 돼버렸다"고 했다. "사람들이 가족이 안왔는데 누구한테 하트를 보냈냐고 오해하더라"며 웃었다.
7회초 사도스키가 안타 2개를 맞고 1점을 내준 뒤 1사 1루서 9번 대타 이호준이 나서자 양승호 감독이 통역과 함께 마운드에 올랐다. 그때 양 감독은 사도스키를 바꿀 마음이 없었다. 사도스키가 한국어를 어느정도 할 줄 알기 때문에 교체할 때는 통역이 필요없는데 이날은 사도스키에게 이번 회만 잘 막자고 말하기 위해 올라갔다고. 양 감독은 "공도 좋고 투구수도 적어 7회까지는 던지게할 생각이었는데 내가 '힘들어?'라고 물어보니까 사도스키가 '힘들어요 바꿔주세요'라고 말하더라고. 다행히 투수들을 준비시켜놔 곧바로 최대성하고 바꿨지"라고 했다.
이런 저런 재밌는 상황이 연출된 뒤 롯데는 5대3의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 되는 집안은 경기 중에도 재밌는 에피소드가 넘쳐나는 모양이다.
부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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