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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전 보이콧 치킨게임, 물러설 명분을 줘야 한다

by 민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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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달리는 두 기관차가 시시각각 가까워지고 있는데도 아무도 손을 쓰지 않고 있다. 10구단 창단 무산을 이유로 올스타전(7월 21일 대전구장) 보이콧을 선언한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와 10구단 창단의 열쇠를 쥐고 있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를 보면, 상대가 먼저 핸들을 꺾어주기만을 바라며 가속페달을 밟는 '치킨게임'을 보는 것 같다. 지금같은 대립 양상이 계속된다면 '한여름밤 꿈의 무대'로 불리는 올스타전은 물론, 700만을 넘어 800만 관중을 바라보고 있는 프로야구는 풍비박산이 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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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하고도 확실한 조치가 필요하다. 선수협이 공언한대로 올스타전 불참을 강행하면, KBO는 선수들에게 정규리그 출전 금지 징계를 내리게 된다. 이렇게 될 경우 선수협은 올스타전 이후 열리는 정규시즌 후반기를 보이콧하겠다고 한다. 상상도 하기 싫은 파국이다.

자, 이제 여기서 필요한 것은 양쪽 모두 물러설 수 있는 명분, 즉 대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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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해결의 본질은 일부 구단들이 반대의 뜻을 접고, 10구단 창단을 승인하는 것이다. 재벌그룹을 모기업으로 하고 있는 일부 구단이 10구단 창단 반대를 주도하고 있는데, 야구인들의 염원을 무시하고,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일이다. 개별 사안에 대해 다른 목소리를 내곤 했던 야구인들도, 10구단 창단에 대해 물으면, 열이면 열 모두 반대 구단을 성토한다. 지난달 실시된 한 설문조사에서 80% 넘는 팬이 10구단 창단을 지지했다. 프로야구 구단은 재벌 2세의 취미생활을 위한 수단이 아닐 뿐더러, '로열 패밀리'만의 전유물도 아니다.

10구단 창단 반대는 재벌기업들이 강조해온 시장논리에도 맞지 않는다. 프로야구는 출범 30년 만에 최전성기를 맞았다. 경기장에는 관중이 넘쳐나고, 새 구장 건립이 진행되거나 추진되고 있다. 야구인들은 이런 좋은 분위기에서 프로야구의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한다. 기업들이 구단 창단에 관심을 보인다는 건 그만큼 프로야구가 장사가 되는 콘텐츠라는 뜻이다. 시장논리도 따져봐도 충분히 투자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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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9개 구단의 기형적인 체제로 리그를 운영해야 하는 상황에서, 팀을 유치하겠다는 지자체, 수백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기업이 있는데도 앞을 가로막는다는 것은 넌센스다. 10구단 창단은 단순히 팀 하나가 추가되는 데 그치지 않고, 침체된 초중고 아마야구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반대 구단들이 당장 뜻을 접을 명분이 없다면, 대안을 구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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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KBO 이사회에서 10구단 창단 자체는 승인하고, 추후에 연고지와 기업을 결정하는 방법이 있다. 연고지와 창단의 주체가 될 기업을 정하는 일은 좀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다. 차후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추진해도 무방하다. 당장 드래프트 시기나 연고권에 따른 혼선을 막을 수 있다. 올스타전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보이콧이라는 칼을 뽑아 든 선수협에도 물러설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

최선의 해결책은 10구단 창단 승인이지만, 이게 부담스럽다면, 내년 전반기쯤 이사회를 열어 10구단 창단을 긍정적으로 논의한다고 약속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10구단 창단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요구다. 반대 논리 개발에 힘을 쏟거나, 묵묵부답 입을 다물고 있을 게 아니라 사고를 전향적으로 해야 한다. 프로야구는 재벌기업 오너나 구단주의 뜻을 받들고 있는 대표들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다.

9일 김응용 김성근 김인식 등 프로야구 감독을 역임한 원로 야구인들이 10구단 창단을 촉구하는 모임을 열기로 했다. 반대 구단들은 야구인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치킨게임'의 결과는 누구나 잘 알고 있듯이 파멸 뿐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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