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가 변수다."
최하위 한화의 중대한 모험이 마침내 시험대에 오른다.
최근 선발 투수로 보직을 바꾼 외국인 투수 션 헨의 첫 선발 등판 날짜가 잡혔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12일 두산전에서 션 헨을 출격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화로서는 션 헨의 선발 변신이 모험이나 다름없다. 션 헨은 지난 6월 초 기량미달로 퇴출된 브라이언 배스를 대신해 구세주로 영입됐다.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12경기에 출전하는 동안 소화한 이닝(11⅔이닝)이 평균 1이닝도 안된다. 그동안 1홀드에 그쳤고 평균자책점 7.71을 기록했다. 경기당 탈삼진(총 16탈삼진)이 12.34로 에이스 류현진(11.32)보다 낫지만 총 18안타(2홈런 포함), 폭투 3개를 허용하는 등 경기당 피안타율(0.367)과 이닝당 출루허용률(1.89)이 너무 높았다.
게다가 션 헨은 처음 입단했을 때 선발보다 중간계투가 편하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에서 뛸 때 주로 불펜투수로 투입됐기 때문이다.
결국 한화는 선발자원을 기대했던 희망을 접은 것도 모자라 불펜에서도 불안한 피칭을 하는 바람에 션 헨이 등판할 때마다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이런 와중에 송진우 투수코치가 지난 6일 1군으로 보직 이동하면서 첫 작품으로 꺼내든 카드가 바로 션 헨의 선발 전환이다.
이에 따라 션 헨은 지난 4일 넥센전 구원 등판 이후 1주일 동안 선발 출격을 준비해왔다. 한 감독은 "션 헨이 지금 와서는 선발도 자신있을 것 같다고 한다"면서 "한 번 믿어보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변수가 있다. 장맛비다. 다시 세력을 확장한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12일에도 비가 내릴 수 있다는 일기예보가 있기 때문이다.
한 감독은 만약 12일 두산전이 우천으로 취소될 경우 션 헨의 선발 등판을 하루 늦춰서라도 강행할지 확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한 감독은 "우천취소 상황이 발생하면 투수코치와 다시 상의를 해봐야 한다. 장담할 수가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한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는 그동안 션 헨이 보여준 성적이 불안하기도 하거니와 다른 선발투수들의 리듬을 유지하는데 지장을 줄까 우려스럽기 때문이다.
우천취소로 션 헨의 등판을 하루 늦출 경우 다름 등판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박찬호와 류현진의 5일 휴식 원칙이 깨지게 된다. 물론 박찬호와 류현진이 5일 이상 쉬고 등판한 적이 많았기 때문에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박찬호와 류현진은 지난 주말 천신만고 끝에 각각 4승과 3승째를 챙기며 자신감과 페이스를 듬뿍 끌어올린 상태다. 힘겹게 회복한 기분좋은 리듬을 굳이 저해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더구나 션 헨은 지난달 26일과 28일 롯데전에 구원 등판해 롯데에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첫 대결이었던 26일 경기서는 4타자를 상대하면서 삼진 1개를 잡고 2안타, 1볼넷을 내주며 1실점, 0대3 패배에 확인사살을 한 꼴이 됐다.
28일 경기서도 2-3으로 뒤진 7회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해 ⅔이닝 동안 추가 2실점을 하며 역전의 희망을 무산시키고 말았다. 당시 롯데와의 3연전에서 스윕을 당한 한화는 그 충격 때문에 올시즌 최다 8연패를 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공교롭게도 이번 주말 3연전 상대가 롯데다. 션 헨의 등판이 하루 늦춰질 경우 13일 롯데전에 밀어붙이기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반면 지난달 23일 두산과의 유일한 대결(6대0 승)에서는 2이닝 동안 1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한 마무리 역할을 수행한 기억이 있다.
결국 '고민거리 용병' 션 헨을 둘러싼 한화의 중대 모험은 하늘에 달려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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