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에서 삼삼오오 모여 부채질하며 고스톱치는 노인들을 많이 본다. 큰 돈 걸고 하면 도박이지만, 노인들이 재미삼아 치는 고스톱은 치매를 예방하는 '고마운' 놀이에 가깝다고들 한다. 그러나 고스톱이 정말 치매를 예방하는 과학적인 근거가 있을까?
을지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제춘 교수는 "노부모를 모시고 사는 자식들이 간혹 고스톱이 정말 치매 예방에 도움되는지 물어오곤 한다"며 "고스톱은 자기가 갖고 있는 패가 무엇인지 기억하고, 다른 패와 짝이 맞는지도 확인해야 하는 복잡한 과정이므로 뇌 활용도가 높아져 치매 예방에 좋다"고 말했다. 고스톱이 아니더라도, 공부나 독서 등 뇌를 많이 움직였던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치매 발병률이 적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러나 고스톱이 도움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유 교수는 "소위 '타짜'처럼 고스톱을 습관적으로 잘 치는 노인들은, 자기가 갖고 있는 패를 기억하려는 노력 없이도 반사적으로 적당한 패를 내놓기 때문에 뇌 활용도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런 사람들이 하루종일 앉아 고스톱만 치면 무릎, 허리에 안 좋을 뿐만 아니라 치매 예방에도 별로 도움이 안 된다.
그 대신 다른 방법으로 치매를 막을 수 있다. 평소 ▷부루마불 등 다양한 보드게임(일정한 규칙에 따라 카드나 말을 이용한 게임)을 한 달에 한 번씩 바꿔가며 놀기 ▷달력을 보지 않고 오늘 날짜 말해보기 ▷텔레비전 보며 유명인 이름 기억해내기 ▷계산기 없이 가계부 쓰며 숫자 계산하기 ▷시나 간단한 문장 외우기 등을 하면 좋다. 이미진 헬스조선 기자 leemj@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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