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해요. 6월 중순만 돼도 맥을 못췄었는데…"
KIA 베테랑 외야수 김원섭(34)은 요즘 자신의 몸이 신기하다. 체력 저하로 페이스가 떨어질 시점. 하지만 몸에서 보내는 신호가 없다. 그저 여름 승부에 접어든 다른 선수들처럼 조금 힘든 정도에 불과하다.
최희섭 등 주력 선수들이 극심한 체력 저하를 호소하고 있는 상황. 김원섭은 멀쩡하다. 오히려 펄펄 날고 있다. 타석에 선 그의 이글이글한 눈빛이 말한다. '저 아직 뛸만 해요.'
이미 알려진대로 김원섭은 만성 간염이 있는 선수. 모 CF를 통해 알려진 피로물질을 간이 남들처럼 쉽게 분해하지 못한다. 일반인보다 몇배로 피로가 쌓이는 직업야구선수에게 치명적인 핸디캡이다. 야구에 가정법은 없지만 김원섭은 늘 '체력문제가 없으면 매년 3할을 칠 선수'로 평가받는다. 공격 뿐 아니라 수비와 주루까지 되는 선수라 아쉬움이 두배.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70경기 중 68경기를 소화하며 풀타임 3번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11일 현재 타격6위(0.313). KIA 타자 중 최고 타율이다. 35타점으로 최희섭과 함께 팀 내 최다타점 공동 1위이기도 하다. 출루율이 높아지면서 뛰는 양도 부쩍 늘어난 올시즌. 지친 기색을 별로 찾아볼 수 없다. 그는 "예년에는 6월 중순만 되도 정말 힘들었는데 올해는 조금 이상하다"며 웃는다.
지치지 않는 비밀 키워드, 3가지가 있다. 아버지, 전지훈련, 아미노산이다. 김원섭의 간염은 부친으로부터 받은 유전이다. 최근 희망이 생겼다. "자연 치유가 되기도 하더라구요. 아버지도 간염이 있으셨는데 다 나으셨어요." 또 하나 믿는 구석은 미국-일본으로 이어진 50여일간의 전지훈련이다. "전지훈련을 풀타임으로 소화한 건 올해가 처음이었어요. 체력 훈련도 체계적으로 했고 지금도 스트레칭 등을 꾸준히 하고 있어요." 마지막 한가지는 아미노산이다. 음료에 타서 수시로 마시는 아미노산이 몸에 딱 맞는 느낌이다. "저는 사실 간에 무리가 갈 수 있어 한약도 못 먹거든요. 간에 좋다는 그 어떤 약보다 아미노산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풀타임 시즌 완주를 목표로 뛰고 있는 김원섭에게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는 3가지 요소. 플레시보(위약) 효과이든 아니든 중요한 건 현재 그가 KIA 타선에 없어서는 안될 절대 존재감을 지닌 선수라는 사실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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