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홍성흔과 삼성 이승엽은 둘도 없는 친구사이다. 1976년생, 한국나이로 37세 동갑.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들이다.
이승엽이 한국으로 돌아온 올 시즌. 지난 5월10일 부산에서 열린 삼성-롯데전에서 1루에 출루한 홍성흔은 1루수 이승엽의 엉덩이를 만지며 장난을 칠 정도로 막역한 사이.
그런데 최근 약간 어색해졌다. 올스타전 투표때문이다.
올스타 투표 초반 이승엽이 앞섰다. 어찌보면 당연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민타자'인 이승엽은 3할3푼, 15롬런, 54타점(이상 11일 현재)의 걸출한 성적까지 내고 있었다. 인기도와 인지도, 그리고 성적 면에서 지명타자 부문 올스타는 떼논 당상처럼 보였다. 물론 홍성흔도 경쟁자였다. 그의 성적도 훌륭하다. 3할1푼2리, 6홈런, 40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승엽에 비해 떨어지는 것은 사실.
하지만 롯데 팬의 괴력이 있었다. 올스타 투표 시스템의 허점도 있었다.
결국 홍성흔이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홍성흔은 68만8678표를 얻어, 61만2441표를 획득한 이승엽을 제쳤다. 감독추천선수로 올스타전을 나가는 것도 애매한 문제였다. 결국 이스턴팀 사령탑을 맡은 삼성 류중일 감독은 이승엽을 감독추천선수에서 제외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홍성흔은 12일 광주 KIA전에 앞서 답답한 마음을 조심스럽게 꺼냈다. 그는 "사실 나도 (이)승엽이가 당연히 이길 줄 알았다. 모든 면에서 나와 비교할 수 없는 존재"라고 했다.
그러면서 "승엽이가 국민타자라면 나는 '이벤트 타자' 정도"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롯데 팬이 주신 사랑은 과분하지만, 사실 올스타 투표 결과가 최종확정되고 나서 마음이 무거웠다"고 말하기도 했다.
올스타 투표결과가 확정된 뒤 둘은 통화했다. 둘은 올스타전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이승엽이 그냥 "밥 먹으러 한번 와라"고 했단다.
올스타 투표로 애매해질 수 있었던 둘의 우정. 하지만 그렇게 쉽게 깨지지 않는다. 광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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