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에 승엽이가 해준 것만큼의 활약을 기대합니다."
긴 부진의 터널을 통과한 최형우의 '부활'에 삼성 류중일 감독의 얼굴이 활짝 피었다. 이제는 충분히 중심타자로서의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류 감독의 가슴속에 자리잡는 듯 했다. 류 감독은 "이승엽 만큼의 활약을 기대한다"고 까지 표현했다.
올 시즌 초반 삼성은 '디펜딩챔피언'이라는 말에 어울리지 않게 부진했다. 약 한 달전인 6월 19일에는 하위권인 6위에 머물러 있기도 했다. 그러나 6월 하순부터 힘을 내더니 이제는 당당히 리그 단독 선두다. 부상과 부진으로 허덕이던 선수들이 골고루 돌아왔고, 특히 선발과 필승계투진이 살아난 것이 가장 큰 원동력이다.
삼성과 LG의 주중 3연전 마지막날 경기가 12일 대구구장에서 열렸다. 7회말 2사 1,2루 삼성 최형우가 우측담장을 넘어가는 3점홈런을 치고 있다. 최형우는 이 홈런으로 개인통산 100호 홈런을 기록했다.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2.07.12/
이 가운데 최형우의 활약을 간과할 수 없다. 5월까지 1홈런 13타점밖에 수확하지 못했던 최형우는 6월 한 달간 21타점을 몰아쳤다. 타율은 높지 않았으나 타점이 많았다는 것은 그만큼 득점 상황에서 팀에 확실한 보탬이 됐다는 뜻이다. 이어 7월 들어 치른 7경기에서는 타율 2할8푼6리에 1홈런 4타점으로 정확성까지 끌어올렸다.
특히 12일 대구 LG전에서는 최형우의 진가가 제대로 나타났다. 이날 5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최형우는 3-3이던 7회말 2사 1, 2루에서 상대투수 이상열의 2구째 몸쪽 높은 코스로 날아온 체인지업(시속 124㎞)을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기는 결승 스리런을 때려냈다. 지난해 홈런(30개)과 타점(118개) 장타율(0.617) 부문 1위를 할 때의 위용을 모처럼 보여준 것이다. 더군다나 최형우의 홈런 덕분에 삼성이 LG의 막판 추격을 물리치고 6대5로 이겼다는 점이 중요하다. 최형우가 드디어 삼성의 중심타자로서 무게감을 보였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홈런으로 최형우는 드디어 개인통산 '100호'홈런을 달성하게 됐다.
이날의 홈런은 이렇듯 여러 의미를 함축하고 있었다. 그래서 류중일 감독 역시 내심 '이제는 됐다'는 안도감을 갖게 됐다고 한다. 류 감독은 13일 대구 KIA전을 앞두고 "형우가 오랫동안 부진하면서 본인도 그렇고 나 역시도 참 고민이 많이 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제 제 모습을 되찾은 듯 하다. 어제의 홈런은 형우의 100호 홈런이기도 하지만, 팀으로서도 참 반가운 홈런이었다"고 말했다.
이렇듯 최형우가 긴 부진 끝에 자신의 참모습을 되찾으면서 시즌 후반기에 대한 류 감독의 자신감도 한층 커졌다. 투타의 주전선수들이 골고루 좋아진데다 최형우마저 중심타자로서 힘을 보탤 수 있게된 덕분이다. 류 감독은 내친김에 최형우에게 '이승엽급의 활약'을 주문하기도 했다. 최형우에게 이승엽과 같은 가치를 부여한 것이다.
류 감독은 "사실 전반기에는 최형우가 해줘야 할 몫을 이승엽이 홀로 다 해줬다. 이제 후반기에는 최형우가 이승엽이 전반기에 해줬던 것만큼 해줬으면 좋겠다"며 꾸준한 활약을 기대했다. 최형우가 그 정도로 해주면 정규시즌 우승에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류 감독의 계산이 담긴 바람으로 볼 수 있다.
대구=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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